컨텐츠 바로가기

11.30 (토)

이슈 동학개미들의 주식 열풍

'먼저 사고 비싸도 샀다' 과거와 달라진 동학개미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머니투데이 정인지 기자] [편집자주] 코스피 지수가 2300을 돌파했다. 유동성이 끌어올린 증시 열기는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증시 예탁금도 50조를 넘어서고, 신용 융자자금도 14조원을 돌파하는 등 유동성이 역대급으로 풍부해서다. 그러나 증시 활황으로 인한 그늘도 존재한다. 증시에 간접투자하거나, 안정적 수익을 추구하는 상품은 외면을 받고 있고, 기업가치는 실제 실적과 달리 부풀려져 있다. 증시 활황의 명암을 알아본다.

[[MT리포트-증시 활황의 명암]]

동학 개미는 멈추지 않았다. 지난 6월 코스피지수가 2100선으로 올라왔을 때 증권업계는 속도 조절을 말했다. 2분기 실적 시즌과 밸류에이션 부담감 때문이다.

그러나 개인투자자들은 거침이 없었다. 6월 이후 두달여간 코스피 시장에서만 7조2000억원을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는 15.4%가 뛰어 2400선을 넘본다.

6일 코스피지수는 1.33% 오른 2342.61로 장을 마쳤다. 장중 2352.48을 기록하며 52주 최고가를 경신했다.

많은 증권사들이 하반기 코스피지수의 상단을 2350선으로 제시했는데 하반기 시작 한달만에 달성해버린 셈이다.

개인투자자들의 주식에 대한 관심이 이례적인 것은 아니다. 주식시장은 언제나 ‘대박’을 쫓는 투자자들의 선택지였다.

2010년 자문형 랩어카운트 열풍과 2012~2015년 ESL(주가연계증권) 모두 개인투자자들의 돈이 만들어낸 현상이다. 금융투자 상품에 지친 투자자들이 직접 투자에 나선 것이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가계 자산 대비 주식 보유 비중은 약 15% 수준으로 추정된다”며 “2012년 박스권 장세가 이어졌을 때부터 15~16%를 오갔기 때문에 개인들의 추가 투자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그는 42조원이 추가적으로 증시에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이번 동학 개미들이 과거와 다른 점은 공격적 투자 패턴이다. 기존 개인투자자들은 외국인이나 기관의 매수 흐름을 따라 사고 차익이 나면 팔아버리는 다소 소극적이고 안정적인 매매를 해왔다.

지금의 개미들은 먼저 사고 가격이 높아도 더 산다. 이른바 BBIG(바이오·배터리·인터넷·게임)로 돈이 몰리는 이유다. 투자 경험이 많지 않다보니 부품주 등 중소형 종목을 발굴하기 보다는 ‘대마불사’를 믿고 대형주를 위주로 산다. 쏠림현상이 심해질 수밖에 없다.

다만 최근 주가가 가파르게 올라오다 보니 매매에 부담을 느낀다. 2년만에 2300선을 돌파한 지난 5일, 코스피시장과 코스닥시장의 매매대금은 30조원을 웃돌았다. 그만큼 손바뀜이 잦다는 의미다. 올초만해도 양 시장의 거래대금은 9조원이었다.

최 연구원은 “가격이 부담스럽다보니 단기 매매가 늘어나고 있다”며 “개인투자자들은 증시가 많이 올랐다고 인식하면서도 추가 상승 여력에 대한 기대감이 있다보니 매매를 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도 “추가 상승에 대한 질문이 많다”고 했다. 그는 “환율이 하락하고 외국인 자금이 들어오면 결국 주도업종 대형주 위주에 매수세가 들어올 것이기 때문에 조정시 매수를 권하고 있다”고 말했다.

모든 개미가 웃은 것은 아니다. 주식 전반이 상승한 게 아니다보니 철강, 정유·화학, 기계 등 기존 주요 산업 주식을 보유하고 있던 개인투자자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토로하기도 한다. 증시 변동성이 크다보니 잦은 매매로 오히려 돈을 날리기도 한다.

상승장에 익숙해져 있는 동학 개미들이 나중에 조정이나 하락장이 왔을 때 어떻게 대응할 지도 미지수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경기가 예상보다 안 좋아져서 더블딥(이중 침체)가 나오게 되면 증시가 흔들릴 수 있다”며 “이 때 개인투자자들이 손실을 입고 또다시 투자에 대한 안 좋은 기억을 갖게 될지, 예상보다 잘 버텨서 좋은 투자 문화가 정착될 지는 아직 아무도 모르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정인지 기자 injee@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