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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샘 오취리도 ‘내로남불’?…‘관짝소년단 논쟁’ 키운 세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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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일명 ‘관짝소년단’을 패러디한 의정부고 학생들을 겨냥해 ‘인종 차별’이라고 날을 세운 방송인 샘 오취리(29·가나)의 소셜미디어 글을 두고 7일까지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그의 과거 행동 등이 도마에 오르면서다.

샘 오취리는 전날 인스타그램 계정에 관짝소년단을 패러디한 의정부고 학생들의 사진을 모자이크 없이 올렸다. 관짝소년단은 방탄소년단과 관짝의 합성어로, 춤을 추며 상여꾼 역할을 하는 가나 상조회사 직원들을 가리킨다. 가나인은 장례를 치를 때 춤을 추는 등 분위기가 흥겨워야 고인이 좋은 곳으로 갈 수 있다고 믿는 것으로 알려졌다. 누리꾼들은 이들의 춤을 ‘관짝춤’이라 불렀고, 관련 영상을 ‘밈’으로 소비했다.

샘 오취리는 패러디 사진을 두고 “참 2020년에 이런 것을 보면 안타깝고 슬프다. 웃기지 않다”며 “저희 흑인들 입장에서 매우 불쾌한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제발 하지 마시라. 문화를 따라하는 것은 알겠는데, 굳이 얼굴색까지 칠해야 되느냐”며 “한국에서 이런 행동들 없었으면 좋겠다. 서로의 문화를 존중하는 게 가장 좋다. 기회가 되면 한 번 같이 이야기 하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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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꾼들의 의견은 갈렸다. ‘인종차별이 맞다’는 의견과 ‘지나친 확대 해석’이라는 의견이 맞섰다. 이 와중에 샘 오취리의 과거 행동 등이 도마에 오르면서 7일까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논란이 됐다.

논쟁이 멈추지 않는 건 크게 세 가지 이유 때문으로 보인다. 샘 오취리가 과거 방송에서 동양인 비하 행동으로 여기지는 ‘눈 찢는 행위’를 한 것, 영문으로 비판한 글, 하단에 적은 해시태그 등이다.

샘 오취리는 2015년 JTBC 예능 ‘비정상회담’에서 손으로 눈을 찢는 행위를 했다. 각 나라의 특이한 대회를 소개하는 과정에서 ‘얼굴 찌푸리기 대회’가 언급됐는데, 샘 오취리가 손으로 눈을 찢는 행위를 한 것이다. 일부 누리꾼들은 악의적으로 하지 않았을 ‘관짝소년단’ 사진을 패러디물로 인정하지 않는다면, 샘 오취리의 비판은 ‘내로남불’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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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 오취리가 영문으로 적은 비판 글도 논쟁 확산의 빌미가 됐다. 영문 글에서 샘 오취리는 “이런 ‘무지’가 계속돼선 안 된다(This ‘ignorance’ cannot continue)” 등 한글로 작성한 것보다 비판의 강도가 높아 보일 수 있는 단어를 선택했다. 한국의 교육을 언급한 것도 입방아에 올랐다.

샘 오취리가 비판 글 하단에 적은 해시태그도 도마에 올랐다. 그가 적은 해시태그는 ‘teakpop’, ‘notoblackface(블랙페이스 반대)’, ‘notoignorance(무지함 반대)’다. 이 가운데 teakpop은 케이팝의 비하인드, 가쉽 등을 의미하는데, 관짝소년단 문제를 케이팝으로 비화하는 건 지나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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