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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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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45일 뒤 틱톡·위챗 거래 금지" 행정명령…美서 퇴출 수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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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틱톡과 위챗 거래금지 행정명령 2건

9월 15일 매각 협상 시한 압박 위한 45일 설정

AP "거래금지 표현 모호…추후 구체화 가능성"

개인정보 유출과 국가안보 위협이 발동 근거

미국·한국 발송 위챗 메시지 대량 수집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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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중국이 만든 인기 앱인 틱톡과 위챗의 모회사과 거래를 금지하는 조처를 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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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둘러싼 미·중 갈등이 깊어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중국 소셜미디어 앱 틱톡과 위챗의 모회사와 거래를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국가안보 위협을 이유로 두 소셜미디어 앱을 미국에서 퇴출하려는 수순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거래금지가 무엇인지 내용이 모호해 이를 구체화하는 과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백악관이 이날 배포한 행정명령 문건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부터 45일 뒤인 9월 20일부터 모든 미국 기업과 개인이 틱톡의 모회사인 바이트댄스와 거래하는 것을 금지했다. 별도의 행정명령을 통해 위챗의 모회사 텐센트에 대해서도 45일 뒤 거래 금지 조처를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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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에 깔린 동영상 공유 앱 틱톡과 모바일 메신저 앱 위챗.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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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동영상을 공유하는 인기 앱인 틱톡은 미국에서만 1억 7500만 회, 전 세계적으로는 10억 회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위챗은 중국인을 중심으로 10억 명이 사용하는 모바일 메신저 앱이다.

비교적 신생 기업인 바이트댄스와 달리 텐센트는 단일 앱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인 위챗을 비롯해 리그 오브 레전드 등 모바일 게임, 전자상거래, 전자 결재, 인공지능(AI) 등을 포괄하는 글로벌 기술 기업이어서 파장이 예상된다.

텐센트는 테슬라·스냅·스포티파이 등 미국 기업에도 투자하고 있고, 미국프로농구(NBA), 미국프로풋볼(NFL), 미국프로야구(MLB) 등이 모두 텐센트와 미디어 권리 계약을 맺고 중국 전역에 콘텐트를 배급하고 있다.

위챗은 개인 소통뿐만 아니라 비즈니스 거래에서도 폭넓게 사용하는 앱이어서 위챗을 겨냥한 행정명령의 충격이 더 클 수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행정명령이 위챗 관련 거래만 금지했는지, 텐센트의 다른 사업도 대상인지 불분명하다고 미 언론은 지적했다. AP통신은 "거래금지는 모호한 단어"라고 평가하면서 "애플이나 구글 앱스토어에서 틱톡과 위챗을 없애야 한다는 의미일 수 있다"고 해석했다.

논란이 일자 이날 밤 백악관 관계자가 위챗과 관련된 거래만 금지 대상이고, 텐센트의 다른 사업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밝혔다고 로스앤젤레스타임스가 보도했다.

앞서 지난달 31일 트럼프 대통령은 비상경제권한이나 행정명령을 통해 틱톡을 미국에서 퇴출하겠다고 위협했다. 지난 2일 마이크로소프트는 틱톡 인수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고, 다음날인 3일 트럼프 대통령은 9월 15일까지 협상을 마무리하라는 '45일 시한'을 통보했다.

이때까지 틱톡을 마이크로소프트나 다른 미국 기업이 인수하지 못할 경우 미국 내 사용을 금지하겠다고 못 박았다. 시한 내 매각을 압박하기 위해 행정명령 발효 시점을 45일 뒤로 정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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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행정명령을 통해 미국인이나 미국 기업이 위챗이나 틱톡의 모회사와 거래하는 것을 금지했다. 거래 금지가 구체적으로 무엇을 뜻하는지는 불분명하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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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행정명령 발동 근거로 개인정보 유출과 그로 인한 국가안보 위협을 들었다. 그는 “중국 기업이 개발하고 소유한 앱의 미국 내 확산은 미국 국가안보와 외교정책, 경제를 계속해서 위협하고 있다”면서 “그중에서도 특히 위협이 되는 틱톡에 대해 행동을 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틱톡이 사용자로부터 위치 정보, 브라우징 및 검색 기록과 같은 인터넷과 기타 네트워크 활동 정보를 자동으로 포착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중국 공산당이 미국인의 개인정보에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고 비판했다. 또 잠재적으로 중국이 연방 공무원의 위치를 추적하고, 협박에 쓸 개인 정보를 모으고, 산업 스파이 활동을 할 수 있게 해준다고 지적했다.

틱톡이 홍콩 시위, 위구르족 탄압 등 중국 공산당이 민감하게 여기는 콘텐트를 검열하는 것도 문제 삼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원에 관한 잘못된 음모론도 틱톡이 퍼뜨렸다고 돼 있다.

이에 따라 미 국토안보부와 교통안전청, 미군 등 정부 부처는 업무용 스마트폰에 틱톡 앱을 다운로드하는 것을 금지했다. 이날 상원은 연방 공무원이 정부서 지급하는 휴대전화에 틱톡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내용의 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하원도 지난달 같은 내용의 법안을 통과시킨 만큼 조만간 입법이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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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을 비롯해 전 세계 10억 명이 사용하는 모바일 메신저 앱인 위챗.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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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위챗에 대해서도 틱톡과 마찬가지로 개인정보가 중국 공산당에 넘어갈 위험이 있다고 봤다. 또 중국 정부가 미국에 체류 중인 중국인의 개인정보를 수집하는 데 위챗을 활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개인정보 유출 피해 사례로 한국도 거론됐다. 지난해 3월 중국과 미국ㆍ대만ㆍ한국ㆍ호주에서 발송한 위챗 메시지 수십억개를 저장한 데이터베이스가 발견됐다고 백악관은 전했다. 호주와 인도에서는 이미 위챗 사용을 금지하기 시작했다고 행정명령은 적시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전날 언론 브리핑에서 틱톡이나 위챗같이 신뢰할 수 없는 중국 앱이 미국 앱스토어에서 제거되는 것을 보고 싶다고 밝혔다. 또 중국 기술에 대한 단속을 개인 앱으로 확대하고 있다면서 틱톡과 위챗을 언급했다.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hy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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