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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단독]"바른 말 하다 찍혔다"…이성윤 비판한 문찬석도 사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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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동부지검 차장 때 다스 수사팀장으로 활약

중앙일보

문찬석 광주지검사장[중앙포토]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검사장 인사로 법무연수원 기획부장으로 전보된 문찬석(59‧사법연수원 24기) 광주지검장이 사의를 밝힌 것으로 7일 확인됐다. 수사지휘권이 없는 자리로 좌천성 인사를 내자 항명성 사의로 맞받았다는 해석이 나온다.

법조계에 따르면 문 검사장은 이날 조만간 사표를 제출하겠다는 뜻을 주변에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문 검사장과 가까운 후배 및 동료 검사들이 적극적으로 만류했지만 문 검사장의 결심이 굳건했다고 한다.



‘다스’잡은 ‘여의도 저승사자’



문 검사장은 검찰 내 대표적인 금융범죄 수사 전문가로 ‘여의도 저승사자’로 불린다. 시세조종 수사 분야에서는 국내 최초로 ‘검은띠’(black belt) 인증을 받았다. 지난 2013년에는 중앙지검 초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장을 맡았다. 서울남부지검 합동수사단 시절에는 ‘증권사범 집중검거반’을 꾸려 수배자 중 재범 가능성이 높은 이들을 집중적으로 추적했다.

2017년 서울동부지검 차장 근무 때에는 ‘다스(DAS)’ 수사팀장으로 이명박 전 대통령의 다스 실소유 의혹 수사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소탈하고 여유로운 성품으로 후배들의 신망도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검사는 “사직 소식을 듣고 많은 평검사가 슬퍼하고 좌절했다”며 “많은 이들이 만류했지만 이미 결심이 굳건한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소신파’의 좌천



그러나 검찰 안팎에서는 ‘바른 말 하다가 정권에 찍혔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정도로 망신주기 인사로 이어질 것이라곤 예상 못 했다”는 토로도 이어진다.

중앙일보

문찬석 광주지검장과 이성윤 중앙지검장[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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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지검장은 지난 2월 대검에서 열린 전국 지검장 회의에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윤석열 검찰총장의 지시를 거부한 것을 공개 비판했다. 그는 당시 회의에서 청와대 선거개입 및 하명수사 의혹 기소를 놓고 “이 지검장이 총장의 지시를 거부했다는 언론보도의 진실이 무엇이냐” 는 취지로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추 장관은 공개 비판이 나온 것에 대해 “회의 주제와 무관하게 어떤 의도로 그런 질문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상당히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지난해 10월 검사장들이 가진 비공개 만찬 자리에서도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에 대한 문제점에 대해 조목조목 지적했다고 한다. 문 지검장은 문무일 검찰총장 시절 대검찰청 기획조정실장으로 검경수사권 조정 논의를 주도했다.

김수민·김기정 기자 kim.sumi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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