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4)의 공범인 육군 일병 이원호(20)가 7일 군사법원에서 열린 첫 재판에서 자신에게 적용된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이날 육군 수도방위사령부 보통군사법원에서 열린 첫 공판에서 이원호는 '공소사실을 인정하는가'라는 재판부 질문에 "인정한다"고 답했다. 이원호는 아동 청소년성보호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다. 그 밖에도 이원호는 성폭력 범죄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음란물 소지·배포 혐의 등도 받는다.

텔레그램 '박사방' 공범 이원호가 7일 서울 관악구 수도방위사령부 보통군사법원에서 열린 1심 1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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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호는 지난해 10∼12월 미성년자를 비롯한 여성들의 성 착취물을 텔레그램으로 유포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이원호는 '이기야'라는 닉네임으로 텔레그램에서 활동하며 지난해 말 성 착취물을 유포하는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과 공모해 성 착취물을 유포했다. 이원호는 지난해 10월 자신이 운영하는 텔레그램 방 2개의 소유·관리 권한을 조주빈에 넘겨 조주빈이 아동·청소년 성 착취물을 올릴 수 있도록 했다.

경찰 조사 등에 따르면 이원호는 텔레그램에서 조주빈이 운영하는 유료 박사방 가입을 권유하고, 성 착취물을 배포·판매했다. 조주빈이 피해자 8명을 상대로 촬영한 성 착취물을 24회에 걸쳐 배포했고, 다른 음란물도 수십회 배포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원호는 또 아동·청소년 음란물 4911개를 다운로드해 자신의 휴대전화와 하드디스크 등에 저장했고, 카카오톡을 통해 음란물을 45회 배포하기도 했다.

이원호 측 변호인은 재판장에서 "피고(이원호)가 깊이 반성한다"며 "잘못에 상응하는 처벌을 달게 받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가를 뒤흔든 사건이다. 엄벌을 요구하고 대통령도 철저한 수사를 지시했다"며 "아동·청소년 성범죄를 뿌리 뽑기 위한 것임을 잘 알고 있고, 잘못을 깊이 인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원호 측 변호인은 군 검찰이 증거로 제출한 하드디스크, 휴대전화, 피의자 신문조서, 조주빈 등의 신문조서를 모두 증거로 인정한다면서 양형 참고자료로 가족이 작성한 탄원서를 제출한다고 했다.

재판부는 증거물에 피해자의 사진과 영상이 있다는 점을 고려해 증거 조사가 이뤄지게 될 다음 공판을 비공개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육군은 지난 4월 이원호를 체포한 뒤 "박사방 참여자를 모집하고 성 착취 영상물을 제작·유포하는데 적극적으로 가담했다"며 그의 실명, 나이, 얼굴 등을 공개했다.

이날 공판에 이원호는 군복을 입고 마스크를 착용한 채 출석했다. 군복 차림의 이원호가 대중에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원호의 첫 공판에는 일반 시민과 기자 등 20명가량이 방청했다.

이원호는 부대 내 미결수 수용시설에서 법정으로 출석하면서 별도의 '포토라인'에 서지는 않았다. 육군은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사진 기자의 부대 출입을 금지하고 자체적으로 이원호를 촬영해 이를 제공했다.

성착취물을 제작·유포한 혐의로 신상정보가 공개된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자들. 왼쪽부터 ‘박사’ 조주빈과 ‘부따’ 강훈, ‘이기야' 이원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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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범수 기자(tigerwater@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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