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19 (일)

국내 이용자만 400만인데…미·중 틱톡 충돌, 韓 선택의 시간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중앙일보

바이트댄스의 동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미·중 ‘신냉전’ 갈등이 IT 분야로까지 번져가는 가운데 한국 정부와 기업들의 고민도 깊어질 전망이다. 미국이 틱톡(TikTok) 등 중국 애플리케이션(앱) 사용을 제재하려는 미국의 움직임에 한국이 동참하기를 우회적으로 압박하면서다.

키스 크라크 미국 국무부 경제차관은 6일(현지시간) 아시아·태평양 언론매체들을 상대로 한 전화 브리핑에서 “우리는 한국과 전 세계 국가를 존중하며 이는 한국이 할 결정”이라면서도 “누구를 믿을 것이냐의 문제로 귀결된다”고 밝혔다. ‘한국인들의 스마트폰에서 틱톡과 위챗(微信·중국판 카카오톡) 등이 사라지기를 바라느냐’는 질문에 대해 이같이 답한 것이다.

크라크 차관은 이어 “중국의 공격성이 정말로 가속하고 있다는 것이 매우 분명해지고 있고 전 세계에서 이를 보고 있지 않으냐”고 반문하며 “미국의 유일한 요구는 공정함과 투명성, 호혜이고 과도한 요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최근 영사관 폐쇄 조치를 주고받으며 극한 대립을 했던 미·중 관계에 새로운 뇌관이 생기며 한국도 자칫 선택을 압박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대목이다.



美 “보안 문제” vs. 中 “첨단기술 탄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부터 틱톡의 보안 문제를 지적하며 중국 앱 퇴출을 추진해 왔다. 틱톡은 유행하는 춤이나 우스꽝스러운 장면을 담은 15초짜리 동영상을 공유하는 플랫폼이다. 미국 10대를 중심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틱톡 앱이 사용자 정보를 함부로 가져간다는 보도가 나온 뒤부터 미 정부는 사용자의 개인정보나 기밀이 중국으로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이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중국 소셜미디어 앱 틱톡과 위챗의 모회사와 거래를 금지하는 행정명령 2건에 서명했다. 45일 뒤부터 모든 미국 기업과 개인은 틱톡의 모회사인 바이트댄스, 위챗 모회사인 텐센트와 거래를 할 수 없다.

이에 중국은 미국이 국가안보를 핑계로 중국의 첨단기술 기업을 탄압한다며 반발했다. 왕원빈(汪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7일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은 자국 기업의 정당한 합법적 권익을 확고히 지킬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는 노골적인 패권 행위로 중국은 단호히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인도·호주 동참···미중 갈등에 ‘줄서기’ 압박받는 韓



외교 전문가들은 미국의 동맹을 향한 반(反)중 전선 동참 압박이 더욱 심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박원곤 한동대학교 국제지역학과 교수는 “당장 우리 눈앞에 닥친 문제인 화웨이 외에도 앞으로 미국이 계속해 압박할 것”이라며 “눈치 보지 말고 우리 정부가 원칙을 세워서 움직여야 한다”고 말했다. 국제사회에서 명백한 위반 행위를 비판하는 목소리에는 함께 동참해 목소리를 내는 게 맞다는 설명이다.

중앙일보

틱톡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인도 정부는 지난달 29일(현지시간) 국가 안보 등을 이유로 틱톡과 위챗 등 59개의 중국 모바일 앱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도 지난 2일 ‘틱톡이 안보를 위협하는지’ 여부를 정보당국에 조사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조사 결과 금지하지 않기로 했다고 5일 밝히면서도 “사람들은 (틱톡의) 연장선이 곧장 중국으로 연결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하고 이에 동참할 것인지를 스스로 판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국내 정보기술(IT)업계 관계자들은 중국의 보복 우려로 틱톡을 당장 퇴출하긴 쉽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서비스 중단에 따른 400만 국내 틱톡 사용자 피해도 우려된다.

한편 외교부 관계자는 크라크 차관의 “누구를 믿을 것인가로 귀결된다”는 언급에 대해 “중국에 대한 큰 담론에 관련한 이야기라고 본다”며 “관련이 없다고 할 수는 없지만, 따로 봐야 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백희연 기자 baek.heeyoun@joongang.co.kr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이슈를 쉽게 정리해주는 '썰리'

ⓒ중앙일보(https://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