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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흙투성이 '렉서스' 몰고 황해도 수해현장 직접 찾은 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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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서스 SUV, 2017년 8월 이후 생산
고급차는 대북제재로 수출제한 품목
자상한 지도자 이미지 부각하려는 의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7일 흙투성이가 된 검은색 스포츠유틸리티차(SUV)에서 북한 주민들을 만나는 사진이 공개됐다. 조선중앙TV는이날 정규방송 첫 순서로 김정은이 참석한 황해북도 은파군 대청리 시찰 소식을 5분여에 걸쳐 전했다. 이 영상에서 김정은은 일본 도요타의 고급 승용차 브랜드인 렉서스 LX570 모델로 추정되는 차량 운전석에 앉아서 공무원들에게 무언가를 지시하는 사진, 운전석에서 몸을 반쯤 빼 내 일어서서 수십여명의 주민들을 맞이하는 사진이 공개됐다.

조선비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황해북도 은파군 대청리 수해현장에 직접 방문한 뒤 전시 등 유사시 사용하기 위해 비축한 전략물자와 식량을 풀어 수재민 지원에 쓰도록 지시했다고 7일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운전석에서 내려 주민들에게 웃으며 다가가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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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위원장이 차량의 운전석에 앉은 모습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2015년 김 위원장이 직접 경비행기 조종석에 앉아 비행기를 운전하는 모습을 공개한 적은 있다. 사진만 보면 옆좌석에는 아무도 타고 있지 않아 본인이 직접 운전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평양에서 황해도까지 150여㎞에 달하는 만큼 이 거리를 직접 운전했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 수해현장 마을에서는 스스로 운전했을 가능성이 있다.

김정은이 재난 현장에 흙투성이 차량을 몰고 달려간 사진을 공개한 것은 자상한 지도자 이미지를 부각하고 코로나와 수해로 팍팍해진 민심을 다독이기 위한 연출로 보인다. 방송에 따르면 김정은은 자기 명의의 식량을 수재민들에게 나눠주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방송은 "김정은이 은파군 일대 많은 살림집이 큰물로 침수된 상황 보고받고 현장에 나가 실태를 보고받고, 복구와 관련한 과업 방향도 알려줬다"며 "인명피해가 없었다는 소식에 '참 다행이다'라고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피해복구 건설사업에 군대를 동원해 인민군대에서 필요한 역량 이동하기로 했다"고 했다.

조선비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황해북도 은파군 대청리 수해현장에 직접 방문한 뒤 전시 등 유사시 사용하기 위해 비축한 전략물자와 식량을 풀어 수재민 지원에 쓰도록 지시했다고 7일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운전석에서 내려 주민들에게 웃으며 다가가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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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차량은 김 위원장이 남북, 북·미 정상회담 때 이용한 벤츠 마이바흐 S600 리무진과 더불어 즐겨 타는 전용 차량이다. 2018년 9월 평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에서도 여러 차례 포착됐다. 작년 12월 양덕온천문화휴양지 준공식, 작년 11월 김 위원장의 창린도 방어부대 시찰 때도 등장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5월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했을 때도 이 차량을 이용했다.

하지만 이 차량은 북한이 유엔 대북제재를 뚫고 밀수입한 것이다. 미국의소리(VOA) 방송 등 외신이 지난달 17일(현지 시각) 공개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원회의 전문가패널 연례보고서에선 마이바흐와 함께 김정은의 전용차로 알려진 LX570이 거론됐다. 유엔 대북제재 결의는 고급 리무진을 사치품으로 분류해 북한으로 수출을 금지하고 있다. 북한으로 수출을 금지한 이 차량이 김 위원장에게까지 흘러간 과정은 아직까지 명확하지 않다.

조선비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황해북도 은파군 대청리 수해현장에 직접 방문한 뒤 전시 등 유사시 사용하기 위해 비축한 전략물자와 식량을 풀어 수재민 지원에 쓰도록 지시했다고 7일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운전석에서 내려 주민들에게 웃으며 다가가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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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지 기자(maen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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