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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인류와 함께 진화해온 결핵]백신없어 위험천만한 결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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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핵의 진화 '다제내성 결핵'

근본적인 결핵관리는 '백신'이 개발돼야 가능

[이데일리 류성 기자] 결핵은 감기처럼 주사나 약제로 단기간에 나을 수 없는 병이다. 또한 혼자만의 노력으로 완치하기는 쉽지 않다. 결핵 치료에서 근간은 치료가 끝까지 마무리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만약 결핵을 흔한 감기처럼 여기면서 약의 복용을 불규칙적으로 하게 된다면 치료는 더욱 어려워진다.

현재 결핵을 치료하는데 사용하는 약은 10여종이 있다. 부작용이 작아 우선적으로 사용하는 약제들은 ‘1차 항결핵제’, 부작용이 더 심해 필요한 경우에만 사용하는 약제들은 ‘2차 항결핵제’로 분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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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결핵제의 종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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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항결핵제 약제 중 3~4가지 약제의 병용 투여와 함께 6개월 이상의 치료기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다량의 약제를 매일 규칙적으로 장기간 복용하는 것은 환자에게는 큰 불편함을 가져다준다. 특히 장기간 복용으로 인해 복약 순응도가 낮아져 결국 초기치료 실패에 따른 항결핵제 내성으로 이어지게 된다.

이런 결핵환자는 추가적으로 주사제를 포함한 더 많은 약제를 투약하지만 호전속도는 더뎌지고 18개월 이상의 치료기간과 낮은 성공률의 부담을 앉고 치료를 지속적으로 진행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환자는 치료기간 중 심각한 손상, 위장장애, 두통, 어지러움 등의 극심한 부작용을 겪게 되며 이를 극복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게 된다.

낮은 복약 순응도로 인한 결핵 초기의 치료가 실패하면 슈퍼 결핵이라 일컫는 다제내성 결핵으로 병증이 악화된다. 주치의나 전담간호사와 상의 없이 1 주 이상 결핵약의 복용을 중단하거나 불규칙한 약물 복용은 결핵약에 대한 내성 발생을 초래하여 치료 실패 위험성을 크게 증가시킨다고 한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일반 결핵이 한번 다제내성 결핵으로 변질되면 약 4주내에 사망률이 약 80%가 넘을 만큼 무서운 병으로 변하게 된다. 최대 2년간 하루 40알씩 약을 복용해야 하는 극도의 복약규칙을 지켜야 하지만 그럼에도 생존율은 불과 34% 정도로 낮다는 보고가 있다. 그렇기에 초기 결핵 감염 시 적시에 적합한 치료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대부분의 결핵균은 치료 전 인체내에서는 약제 감수성이지만 치료 중 일부 결핵균은 돌연변이로 인해 우리가 흔히 일컫는 ‘슈퍼 결핵’ 즉, 약제 내성이 될 수 있다. 약제 내성의 주된 원인은 약제내성 결핵균의 종류로는 앞서 언급한 다제내성 결핵(multidrug-resistant tuberculosis, MDR-TB)과 광범위성 결핵(Extensively drug-resistant tuberculosis, XDR-TB)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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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제내성 결핵 발병 모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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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제내성 결핵균 치료 시 하루에 10알 이상의 치료제 복용은 복약 순응도를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부작용으로 인한 복약 중단까지 야기할 수 있다. 또한, 계속된 불규칙한 복용 혹은 복용 중단은 광범위성 내성으로 진화될 수 있는 요인이 된다.

만약 재택 격리가 어렵고 자기 관리가 힘든 약제내성 결핵환자의 경우 입원을 고려해 봐야 할 수 있다. 실제로 다제내성 결핵 및 치료 비 순응 환자의 경우, 치료 순응도 및 성공률 향상과 치료 결핵균의 전파를 방지하기 위해 입원 명령을 실시하여 입원치료를 받도록 하고 있다.

올해 5월 질병관리본부는 다제내성 결핵 치료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베다퀼린과 리네졸리드 및 퀴놀론계 약제를 사용할 수 있도록 신약 사용기준을 변경하고, 국내 현실에 맞는 진단 및 치료방법을 담은 ‘결핵 진료지침 4판’을 발행하였다. 질병관리본부는 결핵예방관리 강화대책 실행계획의 일환으로 다제내성 결핵 신약 등의 요양급여 확대와 관련 제도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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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다제내성 결핵 치료에 효과가 있는 베다퀼린과 델라마니드 사용 기간이 각각 24주로 제한돼 있다는 것이 한계이다. 24주 초과 혹은 소아에서의 사용을 위해서는 질병관리본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별도 심사가 필요하기 때문에 1차 치료기간을 경과한 환자들에 대해서 즉각적인 대응이 어려워진다.

현재 결핵 백신은 신생아용 결핵백신(BCG)만이 현존하고 있기 때문에 결핵을 예방하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은 개인의 위생관리, 정기적인 검진 등이 있고 결핵 환자 발병이후 항결핵제 처방이 전부일 것이다. 현 시점에서는 이런 관리방법이 최선일 수밖에 없다.

결핵 환자들에게 항결핵제 처방을 하면 쉽게 정복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던 바와는 달리, 낮은 복약 순응도로 인해 내성이 생기면서 환자가 겪게 되는 심각한 부작용 또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실정이다.

청소년 및 성인에게 접종할 수 있는 결핵 백신이 추가로 개발된다면 사전에 결핵 발병을 예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를 통해 항결핵제의 사용과 약제내성 결핵의 발생도 자연스럽게 줄어들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 예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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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움말 주신분 : 최유화 (주)큐라티스 사업/개발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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