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9.21 (토)

[신간] 아무도 죽지 않는 세상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테러를 프로파일링하다·아리랑

(서울=연합뉴스) 추왕훈 기자 = ▲ 아무도 죽지 않는 세상 = 이브 헤롤드 지음, 강병철 옮김.

인공장기를 비롯한 융합기술이 어느 단계까지 와 있는지를 알아보고 거기에 따르는 문제들을 철학적, 종교적, 윤리적 차원에서 조망한다.

레이 커즈와일이 지적했듯이 융합기술의 발전이 어떤 한계점을 넘으면 기하급수적인 변화가 수반된다. 상상도 하지 못했던 변화가 눈 앞에 펼쳐질 때는 이미 늦을 것이다. '트랜스 휴머니즘의 시대'가 초래할 질문을 미리 제기하고 그 대답을 강구해야만 하는 이유다.

'오랜 수명을 누린 후 우리는 자기 뜻에 따라 인공장기의 작동을 멈출 수 있을까', '인공장기를 통해 수집된 정보는 누가 관리해야 할까', '수명이 극적으로 늘어나고 육체적 고통에서 벗어난다면 인간은 더 행복해질까', '인간을 강화하는 기술이 악용되거나 불평등을 초래하지는 않을까', '로봇의 의무와 책임은 어디까지일까'와 같이 만만찮은 질문들이 제기된다.

저자는 하나하나의 질문에 답하고자 했던 중요한 인물들의 사상을 요약하고 비판하면서 이 모든 의문의 근본에는 인간의 본질이라는 궁극의 주제가 자리 잡고 있다고 지적한다.

인간이란 무엇이냐는 질문에 답하기 어려운 이유는 우리가 끊임없이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답은 계속 변하며, 미래에도 여전히 변할 것이다. 결국 우리는 어떻게 살아왔는지보다 앞으로 무엇이 되기를 원하느냐에 의해 규정될지도 모른다"고 결론을 내린다.

꿈꿀자유. 360쪽. 1만7천500원.

연합뉴스


▲ 테러를 프로파일링하다 = 백수웅 지음.

국가테러대책위원회 인권보호관 지원반 소속 변호사가 테러의 개념과 역사적 기원에서 최근 국내외 테러 실태, 테러 방지법 등 테러 관련 현안에 이르기까지 테러 문제를 종합적으로 살펴본다.

테러리스트들은 내심의 의사만 있을 뿐 실행에 옮기기 전까지 이를 외부로 표출하지 않고 연쇄적인 공격을 목표로 하기 보다는 일회성 공격을 주로 하기 때문에 이들의 행동을 사전 예측하기가 어렵다.

저자는 따라서 테러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행위 이전의 내용을 분석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즉, 채증 증거가 아닌 인문학적 관점을 바탕으로 테러리스트들이 극단화되는 원인과 동기가 무엇인지를 심층적으로 살펴봐야 하며 사회과학 지식을 통해 테러리스트가 양성되는 환경 요인을 알아보고 이를 제거하는 정책적 노력을 펼쳐야 한다는 것이다.

국내에서는 수년간 테러 사건이 발생하지 않아 '테러 청정국'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최근 테러의 양상과 국내외 정세를 생각하면 위험 요인이 한둘이 아닌 데도 대응 태세에는 미비한 점이 많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테러 위험인물 또는 테러리스트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수사기관의 권한 강화, 정보기관 사이의 업무 공조 등이 필수적이지만, 예측 불가능한 인간의 속성에 바탕을 둔 테러를 100% 예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

저자는 "테러를 예방하기 위한 더욱 중요한 것은 너와 나의 다름을 인정하는 사회적 노력이다. 전 사회가 인간을 인간으로 대하며 인간이 인간됨을 회복하려고 노력할 때 테러는 완전히 사라질 수 있다"고 썼다.

지식의날개. 304쪽. 1만7천500원.

연합뉴스



▲ 아리랑 = 님 웨일즈 원작, 박건웅 만화.

1984년 같은 제목으로 번역 출간된 님 웨일즈의 책을 그래픽 노블로 재구성했다.

어린 나이에 집을 떠나 일본, 만주, 상하이, 베이징, 광둥, 홍콩, 옌안 등을 누비며 조선의 독립을 위해 투쟁한 김산의 이야기는 1980년대를 살아간 청년들에게 큰 감동을 주었다. 이제 세월이 흘러 그들은 기성세대가 됐고 김산은 향수로 남았다.

'노근리 이야기' 등 한국 근현대사를 만화로 그려내 온 박건웅 작가는 세상을 바꾸기보다는 세상에 순응하여 취업의 좁은 문을 통과하는 데 몰두해야만 하는 '밀레니얼 세대'에 우리에게도 김산이라는 혁명가가 있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그래픽 노블을 만들게 됐다고 한다.

동녘. 534쪽. 2만원.

연합뉴스


cwhyna@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