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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1 (토)

[소설 신간] 브이.·복수를 합시다· 물의 살인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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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서울=뉴시스] 브이. (사진=민음사 제공) 2020.08.10.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 브이

포스트모더니즘 소설의 극치를 보여 주며 미국 문학이 가야 할 길을 열었다는 평을 받는 거장 토머스 핀천의 대표 장편소설이다. 서구 문명의 몰락과 인류 문명의 위기를 포스트모던한 시각과 기법으로 묘사한 이 소설은 1963년에 출간된 그 해 윌리엄 포크너 문학상을 받았다.

이 작품은 2차 세계 대전 후, 이전 세대의 모든 기틀이 무너진 세상 속에서 오직 우연한 길을 따라 이리저리 떠돌며 인간 요요(yoyo)처럼 살아가는 베니 프로페인, 1차 세계 대전 후 아버지의 일기에 남은 ‘브이.’라는 단어에 담긴 진정한 의미를 찾아 헤매는 허버트 스텐슬의 이야기를 그린다. 설순봉 옮김, 832쪽, 민음사, 2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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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복수를 합시다 (사진=자음과모음 제공) 2020.08.10. photo@newsis.com



◇ 복수를 합시다

제1회 자음과모음 신인문학상을 수상한 작가 배상민의 소설은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가장 보통의 복수'를 보여준다. '직장상사의 자동차 브레이크가 고장 나는 상상' '나를 배신한 애인이 끔찍한 고통을 당하는 상상' 등 실제로 우리의 삶을 억압하는 존재는 늘 곁에 있으며 복수의 대상도 아주 가까이에 있을 수밖에 없다.

소설 속 주인공인 '나'도 일상의 폭력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되어 있다. 이런 항시적이고 일상적인 억압에 고통받아왔던 '나'는 마침내 자신이 할 수 있는 가장 합법적인 복수를 하기로 한다. 포털 사이트의 사연 게시판을 관리하는 '나'는 조회수를 올리기 위해 매일 가상의 사연을 창작해 올리지만 치정극에 가까운 자극적인 사연만으로는 부족하다. 복수하는 후기를 올려야 조회수를 올릴 수 있다. 실명조차 확인할 수 없는 가상의 공간에서 사람들은 사실을 바라고, 진짜 고통에 공감하길 원하며, 그들을 괴롭힌 사람들에 대한 진짜 복수를 바란다. 그렇게 '나'는 가상의 고통을 만들고, 가상의 복수를 하는 일을 매일 반복한다. 248쪽, 자음과모음, 1만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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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물의 살인 1·2 (사진=밝은세상 제공) 2020.08.10. photo@newsis.com



◇ 물의 살인 1·2

프랑스 소설가 베르나르 미니에의 '물의 살인'은 긴장을 늦출 수 없는 탄탄한 구성, 강렬한 인상을 주는 등장인물들과 생생한 심리묘사, 실감나는 대사가 장점인 작가의 재능이 발휘된 소설이다. 장대비가 퍼붓던 날 마르삭고교의 여교사 클레르가 고급주택가의 자택 욕조에서 밧줄로 온몸이 묶인 사체로 발견된다. 헌병대에 최초로 신고한 사람은 이웃집 노교수다. 사체의 목구멍에 손전등이 불이 켜진 채 끼어 있고, 정원의 풀장 수면에는 인형 19개가 떠있다. 집안 가득 볼륨을 최대한 높인 말러의 음악이 흐른다. 약에 취한 듯 정신이 혼미한 청년 위고가 풀장 가장자리에 앉아 있다가 경찰에 체포된다. 학창시절의 추억이 녹아들어 있는 마르삭의 사건현장으로 출동한 세르바즈 경정은 피해자의 집에서 2년 전 겨울 치료감호소를 탈출해 사라진 연쇄살인마 쥘리앙 이르트만의 그림자를 발견한다. 이르트만은 뛰어난 머리로 교묘히 수사망을 빠져나가며 연쇄살인을 저질러온 인물이기에 그의 존재만으로도 위협이 된다. 그의 범죄대상은 언제나 여성이었고, 피해자의 시신은 한 구도 발견되지 않았다. 세르바즈 경정은 사건 현장을 꼼꼼하고 분석하고 나서 범인을 검거하기 위한 수사에 매진한다. 성귀수 옮김, 밝은세상, 1만5,000원.

◎공감언론 뉴시스 suejeeq@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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