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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신임 검사장 만난 秋 “정권 바라보는 해바라기 안 된다” 尹 “검찰은 국민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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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 장관 “검찰 조직 이해득실만 따지는 조직 이기주의자가 돼서도 안돼” / 문찬석 “정치의 영역이 검찰에 너무 깊숙이 들어오는 것 같다 염려된다” / 윤석열 “인권 및 공판 중심 수사구조 개혁에 노력해달라”

세계일보

추미애 법무부 장관. 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검사장급 이상 검찰 고위간부들에게 정권이 아닌 국민을 바라보고 조직을 이끌어 달라고 주문했다.

추 장관은 10일 정부 과천 청사에서 열린 검찰 고위간부 보직변경 신고 자리에서 “현재의 정권뿐만 아니라 앞으로의 정권을 쳐다보는 해바라기가 돼서는 안 된다”며 이같이 당부했다.

그러면서도 “그렇다고 검찰 조직의 이해득실만 따지는 조직 이기주의자가 돼서도 안 된다”며 “권력이나 조직이 아닌, 오로지 국민만 바라보고 검찰의 미래를 설계해달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검찰의 제 식구 감싸기, 법 집행에 대한 이중 잣대 등으로 국민 신뢰가 이미 크게 떨어졌다”며 “공정성과 중립성을 파괴하는 말과 행동은 삼가 달라”고 주의를 줬다.

이어 “반대로 법 집행의 대상자가 되면 특권 의식을 모두 내려놓고 신독(愼獨)의 자세로 스스로 엄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독이란 홀로 있을 때도 도리에 어그러지는 일을 하지 않고 삼가함을 뜻하는 말이다.

추 장관은 앞서 지난 7일 단행한 이번 인사에 대해 “국민이 바라는 검찰 개혁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나갈 능력과 자질을 갖춘 분을 발탁하기 위해 그 어느 때보다 고민을 많이 했고 공정과 내실을 기했다”며 “그간 승진에서 소외돼온 형사·공판부 검사를 우대해 특정부서 출신에 편중되지 않고 차별을 해소하는 균형 인사에 주안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검찰 개혁에 대해서도 추 장관은 “검찰이 권한은 갖되 직접 수사를 스스로 지양해야 한다는 원칙을 일찍이 피력했다”며 “앞으로 경찰의 수사 역량이 높아진다면 우리는 수사를 더 줄여나가고 종국에는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보직변경 신고 자리엔 최근 인사로 승진하거나 자리를 옮긴 검사장급 이상 간부 25명이 참석했다. 애초 이번 인사로 26명이 자리 이동을 했지만, 문찬석 광주지검장은 사표를 내고 불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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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광주지검에서 당시 문찬석 광주지검장(왼쪽)이 윤석열 검찰총장과 악수하고 있다. 광주=연합뉴스


윤석열 검찰총장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문 전 지검장은 이날 검찰 내부 통신망에 “정치의 영역이 검찰에 너무 깊숙이 들어오는 것 같다 염려된다”며 “검찰청법에 규정된 총장의 지휘 감독권이 무너지면 그 피해는 오로지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앞서 문 전 지검장은 추 장관의 두 번째 고위직 인사에 대해 ”친정권 인사들이니, 추미애 검사들이니 하는 편향된 평가를 받는 검사를 노골적으로 전면에 내세우는 행태가 우려스럽고 부끄럽다”고 일갈하며 검찰을 떠났다.

윤 총장은 이날 신임 검찰 고위간부들을 만난 자리에서 “검찰은 검사와 검찰 공무원의 것이 아니라 국민의 것임을 늘 명심해달라”며 “인권 및 공판 중심 수사구조 개혁에 노력해달라”고 짤막하게 주문했다.

더불어 ”검찰 최고간부로서 일선에서 솔선수범하는 리더십을 발휘해달라”고 덧붙였다.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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