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이 사의 표명한 비서실 수장을 유임시킨 것은 지금의 부동산 정책을 포함한 정책 운영 기조를 바꾸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부동산 대책 실패와 함께 다주택 처분을 둘러싼 청와대 참모들의 볼썽사나운 행태는 국민을 더욱 실망케 했다. 특히 노 실장은 청와대 참모들의 다주택 처분을 주도해놓고서 정작 자신의 서울 강남, 충북 청주 아파트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똘똘한 한 채’ 논란을 키운 장본인인데도 이번에 자리를 지켰다.
처음부터 물러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히고 비서진 사의 표명을 주도한 노 실장을 남겨둔 채 장기간 근무했거나 다주택 처분 과정에서 논란이 된 수석비서관 몇 명만 바꾸는 인사가 무슨 의미가 있나. 실정(失政) 책임을 노영민 비서실장 체제가 아니라 수석 3명에게 떠넘긴 것이나 다름없다. 이런 식으로 밑에서 사의 표명하고 대통령이 반려하는 인사 쇼는 민심 이반을 아우르고 국면을 전환하기는커녕 국민을 우롱하는 일이다. 더구나 이번 인사에서 부동산 대책의 주무 장관인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과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물론이고 당정청 간 정책을 조율한 대통령정책실장과 경제수석은 처음부터 교체 대상으로 거론조차 되지 않았다. 청와대가 민심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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