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10일 호우 피해와 관련해 "4대강 보가 홍수 조절에 어느 정도 기여하는지를 실증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기회"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재난 복구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하면서 "피해 원인과 책임을 규명하는 데도 소홀함이 없어야 하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댐의 관리와 4대강 보의 영향에 대해서도 전문가들과 함께 조사와 평가를 당부한다"고도 했다.
이 같은 문 대통령 발언은 최근 집중호우와 홍수를 계기로 이명박 정부의 4대강(한강·낙동강·금강·영산강) 사업에 대해 재평가해야 한다는 야당의 주장을 겨냥한 것으로 분석된다. 2009~2011년에 추진한 4대강 사업은 예산 22조원을 투입한 MB 정부의 주요 사업이다. 이에 대해 미래통합당에서는 "이번 폭우로 4대강 보로 인한 홍수 예방 효과가 입증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은 2018년 7월 "4대강 보의 홍수 피해 예방 가치는 0원"이라는 문재인 정부 감사원 감사 결과를 근거로 "오히려 4대강 보가 물의 흐름을 방해해 낙동강 둑이 터졌다"고 반박했다.
3년간 전국 야산에 태양광 난개발… 2017년까지 산사태 0, 이후 20건
10일 찾아간 경북 봉화군 물야면의 한 농가. 외양간은 마치 폭격을 맞은 듯했다. 나흘 전 산사태로 인근 태양광발전 시설이 붕괴되며 외양간 지붕을 덮쳤고, 토사와 빗물이 들이쳤다. 농장주 정태운(61)·윤경숙(63)씨 부부의 소 41마리는 이웃집 외양간으로 대피해야 했고, 16년간 길러온 호박밭은 흙더미로 변했다. 정씨 부부는 "산비탈에 태양광을 설치하면 위험하다고 그렇게 반대했는데도 업체에서 아무 이상 없게 한다더니 결국 일이 터졌다"고 했다.
민가 덮친 태양광 패널 - 10일 전남 함평군 대동면 한 야산의 태양광 패널이 폭우로 붕괴된 토사를 타고 밀려내려와 민가(오른쪽 아래) 주위로 어지럽게 널려 있다. 이 패널들은 지난 8일 오전 10시쯤 민가를 덮쳐 윤모씨의 집 등 2채가 매몰됐다. 주민들은 토사가 붕괴되며 내는 요란한 소음을 듣고 미리 대피해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다. /김영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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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산지(山地)에 설치된 태양광발전 시설이 산사태 피해를 키워 국민의 안전과 재산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 태양광 설치 지역에서 산사태가 일어난 건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나타난 현상이다. 10일 산림청에 따르면 '태양광 산사태'는 2017년까지 한 건도 보고된 적이 없었지만 현 정부가 태양광 확대 정책을 펴면서 2018년 6건, 2019년 2건, 올해는 10일까지 12건 발생했다. 이수곤 전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현 정부 들어 급증한 산지 태양광이 앞으로 더 많은 산사태를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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