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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8 (화)

노영민 유임… 집값 분노·당내 여론이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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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수석 3명 교체] 與내부 "성난 민심 잡겠나" 우려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신임 청와대 정무수석에 최재성(55)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민정수석에 김종호(58) 감사원 사무총장, 시민사회수석에 김제남(57) 기후환경비서관을 각각 내정했다. 지난 7일 일괄 사의를 표명했던 노영민 비서실장과 수석비서관 5명 등 6명 중 3명(강기정 정무수석, 김조원 민정수석, 김거성 시민사회수석)만 교체한 것이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다른 수석 등 후속 인사와 관련해선 "대통령 인사권에 관한 사항이라 언급하기 곤란하다"고만 했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비서실장은 지금 당장 후임자 인선이 쉽지 않고 정책 연속성 등을 고려해 일단 유임키로 한 것"이라고 했다. 여권에선 "노 실장의 '2기 청와대 체제'가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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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실장의 유임을 두고 여권에서도 "이미 잔뜩 성나 있는 여론을 잡을 수 있겠느냐" "반쪽 쇄신으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민주당의 한 수도권 중진 의원은 "부동산 때문에 악화된 민심만 놓고 보자면 가장 먼저 교체해야 할 인사는 노 실장"이라며 "노 실장이 유임되는 한 '인적 쇄신' 효과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수도권 중진 의원도 "고위 공직자는 무조건 1주택이어야 한다는 발상 자체가 문제였다"며 "노 실장이 작년 12월에 했던 '이벤트성' 약속(주택 처분 권고)이 노 실장 자신뿐 아니라 청와대와 여당 발목까지 잡았는데, 이번 교체 대상에서 본인은 빠진 것"이라고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근무 기간이 1년 7개월이나 된 강기정 정무수석과 다주택자인 김조원 민정수석 등만 교체한 모양새가 됐는데, 여론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기존 노선을 강화하겠다는 의미"라고 했다.

이번 인사가 결국 청와대 참모들의 다주택 보유 논란에서 비롯된 만큼 11일 공식 임명되는 신임 수석 3명은 모두 무주택자 또는 1주택자다. 최재성 신임 정무수석은 무주택자다. 20대 국회의원 시절 신고한 재산 목록을 보면 서울 송파구 석촌동 다세대주택 임차권 등만 갖고 있다. 김종호 신임 민정수석은 서울 동작구 상도동에 아파트 한 채(84.96㎡), 김제남 신임 시민사회수석은 서울 은평구 갈현동에 다세대 주택 한 채(79.86㎡)를 갖고 있다.

최재성 수석은 4선(17·18·19·20대) 의원 출신으로, 민주당 대변인과 새정치민주연합 사무총장 등을 지냈다. 2017년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 캠프에서 인재 영입을 총괄하며 종합상황본부 제1상황실장 등을 맡은 친문 인사다. 이 때문에 최 수석과 야당과의 관계를 우려하는 시선도 있다.

감사원 출신인 김종호 민정수석은 문재인 정부 초대 공직기강비서관으로 당시 조국 민정수석을 보좌했다. 2018년 8월 감사원 사무총장으로 갔다 2년 만에 다시 청와대로 복귀하게 됐다.

통합진보당 비례대표로 19대 의원을 지낸 김제남 시민사회수석은 '탈원전'에 앞장섰던 녹색연합 사무처장 출신으로, 올 초 기후환경비서관으로 임명된 지 7개월 만에 수석급으로 승진했다.

야당은 "청와대 참모들의 지난 7일 집단 사의 표명은 결국 사직 쇼였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최형두 미래통합당 원내대변인은 "청와대 수석 일부 교체는 아직도 대통령이 사태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 못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현재의 국정 실패는 비서진 일부 땜질로 막을 단계를 넘어섰다"고 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이날 "수해(水害)로 온 나라가 고통을 받고 있는 가운데 벌어진 대통령 비서실장과 수석들의 사직 쇼였다"며 "잠시 상황만 모면하면 된다는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짓"이라고 했다. 김종철 정의당 선임대변인은 "오늘 인사는 핵심 정책 라인에 대한 평가가 빠졌다는 점, 애초 노 실장을 포함한 청와대 비서실 전원 사의 표명과도 거리가 있는 인사"라고 비판했다.

[안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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