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18 (화)

전세계 확진 2000만명… 43일만에 1000만명 늘었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걷잡을 수 없는 코로나] 확진 늘며 감염속도도 빨라져 최근 나흘에 100만명꼴로 폭증

10일 전 세계 코로나 감염자(누적 기준)가 2000만명을 넘어섰다. 국제 통계 사이트 월드오미터의 각국 코로나 확진 현황 실시간 집계에 따르면, 이날 오후 10시 전 세계 감염자는 2006만607명이다.

지난해 12월 31일 중국 우한에서 첫 번째 환자가 세계보건기구(WHO)에 보고된 뒤 100만명 감염까지 94일, 그 뒤 1000만명까지는 86일이 걸렸는데 두 배로 늘어나 2000만명이 될 때까지 걸린 시간은 절반인 43일에 불과하다. 감염자가 늘어나면서 감염에 가속도가 붙고 각국의 방역 대응도 느슨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브라질, 인도에서 확진자 절반(52%)이 발생했다. 미국(519만여 명), 브라질(303만여 명), 인도(221만여 명) 등이다. 이날까지 미국에서는 16만명이 코로나로 숨졌다. 스콧 고틀립 전 미국식품의약국(FDA) 국장은 9일(현지 시각) 방송 인터뷰에서 "연말까지 미국의 코로나 사망자가 30만명에 달할 수도 있다"고 했다.

◇나흘에 100만명꼴로 폭증

확진자가 늘어나는 속도는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1500만명에 도달한 7월 22일 이후로는 세계적으로 확진자가 나흘에 100만명꼴로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미국과 유럽을 비롯한 주요국이 경제 타격을 줄이기 위해 방역 수위를 낮춘 것이 결정적이었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 휴가철을 맞아 젊은이들 중심으로 해변 등지에서 많은 사람이 어울리면서 바이러스가 쉽게 전파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조선일보

/조선일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런 급격한 확산세의 원인은 발병 상위국 중심의 빠른 확산, 변종 바이러스 출현, 코로나 장기화로 느슨해지는 방역 등이 꼽힌다. 코로나 확진자는 미국·브라질·인도·러시아·남아공 등 발병 상위 5국에서 60%가 발생했다. 확진자 10만명 이상이 나온 나라가 25곳에 달한다.

게다가 코로나는 증상이 없는 상태로 조용히 전파되는 특징이 있어 실제 감염 환자는 2000만을 크게 웃돌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최근 남미와 아프리카 등 중국과 지리적 거리가 멀어 코로나가 늦게 상륙한 나라들이 발병 상위국에 포함되고 있는데, 이 국가들에는 보건 후진국이 많아 진단과 치료에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

아프리카는 지난 7일 54국 누적 확진자가 100만을 넘어섰는데, 미국 국제보건 민간단체 '리졸브 투 세이브 라이브스(Resolve to Save Lives)'는 아프리카 코로나 환자를 최대 1400만명으로 추산했다.

◇확진 급증으로 사망률 하락 '착시 현상'

코로나 확진자가 2000만명을 넘긴 10일 기준 누적 사망자는 73만명으로 사망률(전체 확진자 중 사망자 비율)은 3.7%였다. 이는 누적 확진자가 1000만을 돌파했던 지난 6월 28일 사망률 5%보다 낮아진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코로나가 덜 치명적으로 변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 지적이다.

김우주 고려대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에 걸려 사망하기까지 길게는 수십일 치료를 받기도 하는데, 43일 만이라는 상대적으로 짧은 기간에 1000만명이 새로 확진되면서 사망률 통계에 시차가 발생하고 이에 따른 '착시'가 일어나는 것"이라고 했다. 또 세계적으로 진단검사 역량이 늘어나 과거보다 감염자를 많이 찾아내면서 사망률이 낮아 보이게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만·뉴질랜드는 100일째 국내 감염 0명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 확진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지만 예외도 있다. 대만은 지난 4월 3일부터 128일, 뉴질랜드는 지난 5월 1일부터 100일째 국내 감염 '0'명을 이어나가고 있다. 대만과 뉴질랜드는 지난 3월 19일부터 외국인에 대한 전면적인 입국 금지를 실시했는데 효과를 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외국에서 감염돼 입국하는 소수 자국민 등을 제외하면 바이러스 통제가 철저하게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뉴질랜드 누적 확진자는 1569명(사망자 22명), 대만은 477명(사망자 7명)이고 사망률도 1.4~1.5% 수준이라 세계 평균치(3.7%)를 크게 밑돌고 있다.

코로나 유행 초기 대만 방역 정책을 주도했던 천젠런 전 대만 부총통은 지난 7일 서울대 의대 주최 온라인 세미나에서 "초기 외국인 입국 금지가 주효했다"고 말했다.

[파리=손진석 특파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