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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8 (화)

119대원·축협직원·수의사에 중장비까지 동원… 지붕 위의 그 소들, 속속 주인 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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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례서 홍수 피해 28마리 피신… 마취총 쏜 후 기중기로 내려 일단 급한 18마리 구조 성공

'음매, 음매~.'

10일 오전 전남 구례군 구례읍 양정마을 주택 4~5채 지붕에서 소 28마리가 울고 있었다. 지난 8일 폭우로 넘친 홍수에 떠내려가다 가까스로 지붕에 올라탄 소 떼다. 필사적으로 목숨을 건졌으나 물이 빠지면서 주택 1층 높이 지붕에 고립됐다.

조선일보

지붕 위로 피신한 소… 이렇게 내려갑니다 - 10일 오전 전남 구례군 구례읍 양정마을의 주택 지붕 위에 올라가 있던 소들 중 1마리가 크레인에 연결된 벨트에 매달려 아래로 내려오고 있다. 인근 축사에 있던 이 소들은 지난 8일 폭우로 불어난 물을 타고 떠다니다 지붕 위로 올라가게 됐다. 이날 구출작전에 나선 구례군과 소방 당국은 크레인 등 중장비와 마취총을 동원해 소들을 구하는 데 성공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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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전 9시 구례군은 대대적으로 소 구출 작전에 나섰다. 119 구조대원과 군청·축협 직원, 공공 수의사 등 30여명이 투입됐다. 여기에 소방차, 구급차, 덤프트럭, 굴착기, 기중기도 동원됐다. 무게 450㎏ 안팎인 소들은 사흘간 굶어 민감한 상태였다. 수의사는 진정제를 넣은 마취총을 이용해 소를 온순하게 만들었다. 몇몇 소는 진정제를 맞고도 발을 버둥거려 구조에 애를 먹었다. 구조대원들은 한 마리씩 조심스레 기중기와 연결된 줄에 걸었다. 곧이어 소들은 4~5m 아래 지상에 무사히 착지했다. 사흘 만에 땅을 밟은 소들은 속속 주인의 품에 안겼다. 소는 귀에 인식표가 달려 있어 어느 축사 소속인지 알 수 있다.

구조대는 이날 오후 8시까지 11시간에 걸쳐 소 28마리 중 18마리를 구조하는 데 성공했다. 나머지 10마리는 계단으로 연결된 옥상에 있어 사람이 끌고 내려올 수 있다. 날이 어두워져 10마리는 이튿날인 11일 구조하기로 했다. 구조대는 밤새 소가 탈진할까 우려해 10마리가 있는 지붕에 여물을 던져놨다.





[구례=조홍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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