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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IT] "현실인듯 아닌듯 MR세상…서울이 그 중심 될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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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마이크로소프트도 '아시아의 볼륨메트릭 콘텐츠 메카가 되길 바란다'면서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전진수 SK텔레콤 5GX서비스사업본부장(사진)은 '점프 스튜디오'를 언급하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아시아 최초로 마이크로소프트(MS)의 혼합현실(MR) 캡처 스튜디오 기술을 도입한 SK텔레콤 점프 스튜디오는 엔터테인먼트, 교육, 의료 등 다양한 분야 고객이 3차원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전 단장은 "혼합현실은 현실 공간에 가상 이미지를 입혀 보여주는 증강현실(AR)과 가상 공간에서 가상 이미지를 보여주는 가상현실(VR)의 장점을 가져와 현실인 듯, 현실이 아닌 듯 헷갈릴 정도의 수준 높은 실감 콘텐츠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유럽과 달리 언어권이 다른 곳인 만큼 MS를 설득하는 일부터 난관이었다. 전 단장은 "MS에서 기술을 받아오기까지 의사결정 과정도 녹록지 않았고 시간도 오래 걸렸다"고 돌아보며 "CES 부스에서 아쿠아월드를 만들어 거북이 이미지를 띄우고, 프로야구 개막전에 SK 와이번스를 상징하는 비룡을 날려보낸 과거 사례들을 보여주며 설득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이렇게 우여곡절 끝에 만들어진 점프 스튜디오는 카메라 106대와 최신 그래픽 장비들이 구축돼 기존 3차원 콘텐츠 제작에 소요되는 기간과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물론 구슬이 서 말이어도 꿰어야 보배다. SK텔레콤이 실제로 이러한 기술력을 갖고 제대로 된 콘텐츠를 만들 수 있음을 초기에 보여줄 필요가 있었다. 전 단장이 생각하는 좋은 예시는 지난 5월 SM엔터테인먼트 인기 아이돌 그룹 슈퍼주니어가 온라인으로 개최한 콘서트 '비욘드 라이브(Beyond LIVE)'다. 이를 위해 SK텔레콤은 슈퍼주니어 멤버 최시원을 106개 카메라로 1시간 동안 촬영하고 3D 모델링, 애니메이션 기술을 활용해 12m 크기 고해상도 MR 이미지로 만드는 데 성공했다.

전 단장은 "SK텔레콤과 SM엔터테인먼트 양쪽에 모두 모험이어서 회사에 보고할 때도 그냥 시도 차원이라고 말했던 기억이 난다"며 "하루 만에 나온 결과물이 무대에 올릴 만한 퀄리티여서 콘서트에 적용할 수 있었다"며 웃었다. 이러한 시도에 MS에서도 좋은 반응이 나왔다. 이제는 아시아권에서 MS 본사에 3D 콘텐츠 제작과 관련된 문의가 오면 SK텔레콤에 연락을 돌려줄 정도로 인정받는 상황이 됐다.

전 단장은 "코로나19 이후 고민이 많은 공연계에서도 계속 문의가 오고 있다. 아이돌 콘서트 외에도 록이나 다양한 장르의 MR 공연 소식을 곧 들려줄 수 있을 것이고, 개인적으로는 돌아가신 할머니 등 보고 싶은 가족 모습을 3D로 만드는 서비스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소프트웨어(SW) 개발자 출신으로 게임 마니아이기도 한 전 단장은 MR를 게임에 적용하는 일에도 관심이 많다. 그는 "아직은 미디어 콘텐츠 위주지만 '하프라이프 앨릭스' 같은 VR게임도 성공적으로 시장에 자리를 잡지 않았느냐"며 "저도 실제로 운동 겸 게임 삼아 '비트세이버' 같은 VR 게임을 1시간씩 하는데 운동량이 어마어마하다"며 "MS와 클라우드 게임도 함께 만들고 있고 기술적인 부분에서 최적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으니 클라우드는 물론 곧 VR, MR 관련 게임시장도 하루가 다르게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가상증강산업협회 부회장을 맡고 있는 전 단장은 비록 시간은 걸릴지 모르지만 MR가 공연과 게임 외에 다양한 분야에서 결국 필수불가결한 존재가 될 것이라고 봤다. 문제는 기술에 걸맞은 디바이스 보급이다. 전 단장은 "스마트폰이 등장했다고 PC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듯 다양한 디바이스가 나오면서 단계별로 공존하게 될 것"이라며 "스마트폰 다음은 핸즈프리가 가능한 글라스 시대가 올 것이다. 10년 안에 안드로이드 스마트폰과 아이폰처럼 몇 가지 기기가 등장하고 나서 고객들이 쓸 수 있는 서비스를 발굴하려면 늦는다. 지금부터 준비해야 가능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용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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