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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7 (목)

이정도면 떨어져야 하는데 집값 `요지부동`…"희한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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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6·17대책에 이어 7·10 추가 대책을 내놓으며 부동산 수요를 억누른데 이어 13만2000가구 공급계획을 담긴 8·4대책까지 내놨지만 부동산 시장은 뚜렷한 변화가 없다.

11일 부동산 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강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정부가 작년 말부터 강력한 수요억제책을 내놨지만, 집값 상승세가 쉽게 잡히지 않는 모습이다.

서울 아파트 값은 코로나19 사태로 마이너스 상승률을 기록했던 3월 말∼5월 말 이후 8월 첫째 주까지 9주 연속 상승했다.

6·17대책과 7·10대책 발표 직후에도 아파트값 상승세가 꺾이지 않고, 상승폭도 크게 줄지 않았다.

다만 최근 기존 부동산 대책의 후속 입법이 마무리되고 가격 급등에 따른 부담, 장마철 영향 등이 겹치면서 매수세는 다소 잦아든 분위기다.

고가 주택이 밀집한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공인 대표는 "거래가 많지 않지만, 매수 문의가 꾸준한 편이고 거래도 꾸준히 되는 편이다. 정부 대책에도 집주인들이 가격을 내리지는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은 마포구도 마찬가지다. 아현동의 한 공인 대표 역시 "정부 대책 발표 후에도 매수세가 붙으며 가격이 내려가지 않고 있다"며 "장마 때문인지 요즘 매수 문의는 뜸한 편"이라고 했다.

강동구 역시 비슷한 매수세는 약해졌지만 가격은 그대로라는 입장이다.

이러한 흐름은 강북도 마찬가지 였다.

강북구 미아동, 도봉구 창동 등도 매수는 잦아들었지만 가격은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다주택자·법인에 대한 세 부담이 크게 늘어나면서 이들이 아파트를 내놓는 움직임도 포착된다.

정부는 7·10대책에서 다주택자와 법인에 대한 취득세율을 최대 12%까지 끌어올리고, 다주택자에 대한 종합부동산세 중과세율도 최고 6.0%로 높였다. 다주택 보유 법인은 일괄적으로 6.0%를 매긴다.

서초구의 한 공인 대표는 "다주택자에게 세금을 많이 매긴다 해서 서울 외곽 아파트 2~3채를 정리하고 강남에 '똘똘한 한 채'를 갖겠다는 분이 있다"고 말했다.

수도권에서는 최근 법인이 파는 물건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안산, 군포 등의 공인 중개사들은 법인으로 파는 매물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라고 한 목소리를 냈다.

한편 8·4 공급대책에서 서울 인기 지역에 공급이 예고되면서 집값 급등으로 '패닉 바잉'에 나섰던 30대 일부가 청약으로 돌아서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서울 동대문구 왕십리에 사는 30대 신혼부부는 최근 주택 매매를 알아보다가 청약을 노리기로 마음을 바꿨다.

이들 부부는 "올해 들어 집값이 너무 뛰어 작년에 신혼집을 전세로 구한 것을 엄청 후회했다. 그래서 6월부터 급하게 집을 보러 다녔는데, 집값이 일주일 사이에 또 수천만원씩 오르더라. 정부가 과천과 강남에 아파트를 공급한다고 하니 아이를 낳고 청약 가점을 쌓아 도전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고 말했다.

[이상규 기자 boyondal@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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