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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7 (목)

"의료자문 남발로 보험금 안주는 보험사들"…어디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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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원주에 거주하는 A씨는 다발성관절염(족관절, 견관절, 슬관절)과 감기몸살, 단순포진, 경추근막통으로 2014년 8월 5일부터 22일까지 17일동안 다른 병원에 전원해 10월 7일까지 총 65일간 입원했다. 구 씨는 삼성생명에 65일 치의 530만 원의 입원비를 청구했으나, 삼성생명은 60%인 315만 원만 지급하겠다며 보험금을 삭감지급했다.삼성생명 소속 자문의사가 그렇게 '장기간 하지 않아도 된다'라고 소견을 밝혔기 때문이다.

보험사들이 의료자문을 이용해 보험금을 삭감하거나 지급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 사회적 물의를 빚고 있다.

금융소비자연맹은 11일 2019년 하반기 보험사 의료자문 실시 결과 자료를 분석한 결과, 소비자가 보험금 청구 시 보험사가 의료자문 실시 후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거나 삭감하여 지급하는 경우가 40%에 달한다고 강조했다. 생명보험사는 10건 중 6건을 부지급 또는 삭감지급하고, 손해보험사는 10건 중 3건을 부지급 또는 삭감지급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금소연은 보험사의 의료자문 남발이 보험금 지급 관련 민원의 주원인이라고 주장했다. 보험사들은 지난 2019년 하반기 6개월 동안 소비자들이 보험금을 청구했을 때, 자사 자문의사에게 3만7377건의 의료자문을 의뢰해 1만4261건(38.5%)을 보험금을 안 주거나 삭감지급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손보사들보다 의료자문을 통한 보험금 부지급 및 삭감지급률이 생보사가 더 빈번한 것으로 나타났다. 생보사들은 의료자문 건수의 절반 이상인 55.4%를 지급거부 또는 삭감지급하고 있었다.

의료자문을 통한 보험금 부지급률이 높은 생보사는 라이나생명(77.6%)이 가장 높았고, 한화생명(77.0%)이 뒤를 이었다. 의료자문을 통한 보험금 부지급 또는 삭감건수 대비 지급 관련 민원발생률은 최근 매각된 푸르덴셜이 280.0%로 가장 높았고, 미래에셋이 168.9%로 2위로 높았다. 다만 라이나생명의 의료자문실시율 자체가 업계 최저로 부지급율 또한 자연스레 높아지는 구조를 갖췄다.

보험금 청구 시 의료자문 의뢰건수는 손해보험사가 생명보험사보다 2배 이상(손보사 회사당 6개월 평균 1898건, 생보사 938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화손해보험이 의료자문을 통한 보험금 부지급률이 63.1%로 가장 높고, AIG손보, NH농협손보 순으로 높았다. 지급 관련 민원발생률이 가장 높은 손보사는 AIG손보로 2000%에 육박하고, 현대해상이 1000%를 넘고 있다.

생보사 가운데 의료자문 건수가 가장 많은 회사는 삼성생명으로 4000건, 2위는 한화로 2002건, 3위는 교보로 1297건이었으며, 이들 3개 회사가 생보사 전체 10,797건의 67.6%를 차지하고 있다. 손보사 의료자문 건수가 가장 많은 회사는 삼성화재로 8000건, 2위는 KB손보로 3568건, 3위는 한화손보로 2894건이었다. 보험사 의료자문을 통한 보험금 지급거부나 삭감지급한 건수 1만4261건은 소비자의 보험금 지급 관련 민원으로 이어져 1만6003건의 민원이 발생했다.

배홍 금소연 보험국장은 "보험사가 불법적인 의료자문을 통해 보험금 지급을 거부하거나 삭감지급하는 것은 불법"이라며 "소비자의 신뢰를 저하시키고 보험산업 불신의 원인이 되기 때문에 즉시 중단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진솔 기자 jinsol0825@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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