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연 기자(daramji@pressian.com)]
전국적으로 비 피해가 잇따르는 가운데 정치권에서는 '4대강 사업'을 놓고 여야의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미래통합당은 섬진강에 4대강 사업을 안 한 데서 홍수 피해가 컸다고 주장하자 더불어민주당은 4대강 사업이 오히려 수해 피해를 키웠다며 강하게 반박했다.
민주당 당대표 후보로 나선 이낙연 의원도 11일 이명박 정부에서 이뤄진 4대강 사업에 대해 "잘한 거냐 못한 거냐에 대한 논쟁이 있지만 적어도 일의 순서는 잘못됐음이 틀림없다"고 밝히며 관련 논쟁에 말을 덧댔다.
이 의원은 이날 충북 음성군 삼성면 호우 피해지역을 방문한 자리에서 "4대강 공사를 먼저 한 것은 마치 계단 물 청소를 밑에서부터 한 것처럼 잘못이다"며 "소하천이나 세천 준설을 먼저 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홍수 등 수해는 지천에서 잦은데, 이명박 정부는 '홍수 방지를 한다'면서 엉뚱하게 지천은 두고 4대강 준설을 추진했다는 것이다. 이는 결국 4대강 사업 목적이 홍수 방지 등이 아니라 이명박 전 대통령의 공약인 '대운하'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전문가들의 지적과 일치한다.
이 의원은 또 김종인 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태양광 사업으로 산사태 위험이 커졌다고 주장한 데에 대해서는 "그것은 과장이다. 산사태 면적의 1%도 안 된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거의 평지나 다름없는 곳에 태양광을 설치했는데 그것 때문에 산사태가 생겼다고 말하긴 어렵다"며 "과거에는 (경사가) 30도인 곳까지 태양광 설비를 설치했는데 이제는 15도로 낮췄다"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당대표 후보가 11일 오전 충청북도 음성군 삼성면 대야리에서 수해 복구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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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논란은 이명박 정부에서 정무수석을 지낸 정진석 미래통합당 의원과 무소속 홍준표 의원 등이 4대강 사업이 지천·지류 사업으로 확대했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시작됐다.
정 의원은 지난 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4대강 사업이 없었으면 이번에 어쩔뻔했느냐'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면서 "4대강 사업을 지류와 지천으로 확대했더라면 지금의 물난리를 좀 더 잘 방어할 수 있지 않았겠느냐"고 주장했다. 홍 의원도 전날 페이스북에 "MB시절 4대강 정비에 이은 지류,지천 정비를 하지 못하게 그렇게도 막더니 이번 폭우 사태 피해가 4대강 유역이 아닌 지류·지천에 집중되어 있다는 사실을 그대들은 이제야 실감하는가"라고 비판했다.
여기에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전날 "집중호우와 함께 산사태 많이 발생하고 있다는데 태양광 발전시설의 난개발 지적도 나오고 있다"며 태양광 발전시설과 산사태의 연관성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문재인 정부의 국정기획상황실장을 맡은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정말 어처구니가 없다"며 "4대강 사업의 폐해는 이미 온갖 자료와 연구로 증명됐다. 이런 식으로 한다고 해서 당신들의 과오가 용서될 수 없다"고 반박했다.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3년과 문 정부 때인 2018년 두 차례에 걸쳐 4대강 사업에 대한 감사원 감사가 이뤄졌는데, 이는 홍수 피해 예방과 연관이 없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문재인 대통령은 전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보회의에서 '4대강 보의 영향'에 대한 조사와 평가를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그는 "댐의 관리와 4대강 보의 영향에 대해서도 전문가들과 함께 깊이 있는 조사와 평가를 당부한다"며 "4대강 보가 홍수조절에 어느 정도 기여하는지를 실증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통합당은 이날 원내지도부와 초선의원들이 호남 수해지역 봉사활동에 나섰다. 민주당은 전국적으로 비 피해가 확산됨에 따라, 8·29 전당대회 선거운동을 전면 중단하고 수해 복구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박정연 기자(daramji@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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