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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N현장] "도전 의식 갖고" '69세' 예수정, 노년 여성의 삶과 존엄(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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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영화 '69세'/엣나인필름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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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고승아 기자 = 배우 예수정이 여성 노인의 삶과 성폭력에 관한 문제를 그려냈다.

11일 오후 서울 성동구 왕십리로 메가박스 성수에서 열린 영화 '69세'(감독 임선애) 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는 예수정, 기주봉, 김준경, 임선애 감독이 참석했다.

'69세'는 비극적인 상황에 처한 69세 효정이 부당함을 참지 않고 햇빛으로 걸어나가는 결심의 과정을 그려내 여성 노인으로서 사회에서 약자가 감내해야 할 시선과 편견을 다룬다. 단편영화 연출과 장편 '사바하' '남한산성' '화차' 등의 스토리보드 작가로 활동한 임선애 감독의 첫 장편 데뷔작이다.

영화는 성폭행을 당한 여성 노인의 모습을 담아낸다. 이날 임선애 감독은 "여성 노인의 성폭력 노인을 무성적 존재로 보는 사회적 편견이 가해자들이 여성 노인을 타겟으로 삼는다고 하는 칼럼을 우연히 봤다. 그래서 신고율이 낮고 잘 드러나지 않는다는 약점을 악용한다는 것이, 그게 계속 마음에 남았다"며 "또한 여성 노인이 주인공인 상업 영화는 거의 없어서 괜한 도전을 했다. 꼭 누군가는 해야할 것이고, 제가 중년의 노년, 중년과 노년의 이야기를 좋아하기도 해서 도전 의식도 있어서 꼭 한번 해보고 싶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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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정/엣나인필름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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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 드러나듯 주연의 나이를 69세로 설정한 것에 대해 임 감독은 "시나리오 쓸 때는 나이와 이름을 정확하게 써놓고 시작하는 편이다. 그래서 효정이라는 인물의 나이를 어느 정도 정할지 고민하다가 제 선입견으로 시작했는데 중년과 노년의 경계 나이를 정하고 싶어서 그게 70세는 아닐 것 같아서 69세다. 저희 어머니도 60대인데 여전히 젊은 엄마로 보이더라. 오히려 선입견이 더 작용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주연인 예수정은 69세 효정 역을 맡았다. 그는 "(노년이라는) 소재에 국한하지 않고 좀 더 넓은 개념으로 생각했다. 우리나라도 노령사회로 접어든다고 재앙처럼 걱정하는데, 가보지 않은 길처럼 우리가 겪어보지 않았다. 또 노년을 집합체로만 생각하는데, 이 사회가 굉장히 다양하게 변화하고 있는데 연령에 상관 없이 삶의 모습이 변화하고 있을 것이다. 개체로서 볼 기회는 없었을 것 같다. 그래서 이 작품이 상당히 개인적인 나이, 개인적인 삶이 있어서 좋다고 생각해서 출연하게 됐다"고 밝혔다.

특히 역할에 대해 "딸과 같이 살지 않는 등 그런 효정의 과거 이야기가 다 덮여 있다. 그래서 미루어 짐작할 때 지금 이 효정이가 당하고 있는 고통이 인생에 또 있었을 것이다. 지금 사건이 수치심을 주지만 어쩌면 인생에서 더 큰 고통이 있었을 수도 있는 인물이었다. 효정은 급작스럽게 빨리 반응하는 인물은 아니어서 그런 부분을 조심하려고 했다. 지금 일어나는 사건에 흔들리지 않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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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69세'/엣나인필름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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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주봉은 동인 역을 맡아 효정을 도우려고 나선다. 기주봉은 "작품에 의의가 있다고 생각해서 작품을 하게 됐다"면서 "사실 이런 경우를 당하면 나이에 상관 없이 똑같은 마음이 들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꼭 나이 먹었다고 해서 아무렇지 않게 지나간다는 태도를 가질 수 없을 것이다"라고 했다.

예수정과의 호흡에 대해서는 "예수정은 오래된 동지 같은 분이다. 그리고 처음 만난 감독과 신인 배우들의 만남이 좋았다"며 "제가 예수정 배우의 궤적을 알고 있다. 동지 의식을 갖고 시작했다. 작업을 할 때도 큰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처음 스크린에 도전하는 신인 김준경은 간호조무사 역으로 분한다. 그는 "감독님이 저를 선택해주셨다고 해야 할 것이다. 이런 천인공노할 놈이라는 걸 보고 고민했지만 글 전체가 주는 이야기를 보고 기꺼이 참여해야겠다는 생각에 참여하게 됐다"며 "처음에는 연기해야 하는 배역이라 이해를 하고 연기를 해보려고 했다. 사실 잘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러다가 중범죄자들은 죄의식이 없다고 하는 인터뷰를 봤다. 죄라고 생각하지 않고 합리화하는 모습, 억울해 하는 모습을 표현하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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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69세'/엣나인필름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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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감독은 엔딩에 대해 "효정의 삶이 아직 끝나지 않았기 대문에 열린 결말이라고 표현해야 할 것 같다. 용기를 냈지만 끝나지는 않았으니까"라며 "노인 세대를 배려해주세요, 봐주세요라기보다는 노인 세대 두 분 자체도 스스로 존엄을 깨닫고 두 사람이 영향을 받아서 끝까지 해결을 해나가는 결말로 봐주시길 바랐다"고 강조했다.

오는 20일 개봉.
seung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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