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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용담댐 방류로 하류 4개 시·군 물에 잡겨"…지자체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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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에 용담댐 저수율 100% 넘어서자 방류…

초당 2900톤 내려보내 하류 마을은 물난리

용담댐 하류 지역 지자체가 이번 폭우에 따른 침수 피해의 원인을 댐 방류로 지목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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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충남 금산군의 한 인삼밭 농민이 물에 잠긴 밭을 바라보고 있다. /신현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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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금산군과 충북 옥천·영동군, 전북 무주군 자치단체장들은 오는 12일 오후 2시 한국수자원공사 본사를 방문해 용담댐 방류로 인한 수해대책과 피해보상을 요구하기로 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들 4개 지역은 용담댐 하류에 위치해 있는데 “지난 8일 용담댐이 방류량을 늘리면서 수해 피해가 발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북 진안군에 위치한 용담댐은 지난 8일 오후 12시 50분쯤 모든 수문을 열고 초당 2922t의 물을 방류했다. 전날 같은 시간에 초당 299t의 물을 방류한 것과 비교하면 하루 만에 10배 가까이 방류량을 늘린 것이다.

용담댐이 방류에 나선 이유는 지난 7일 밤부터 용담댐 주변 지역에 최고 400㎜의 폭우가 쏟아지면서 댐 수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용담댐은 지난 8일 오전 10시쯤 수위 265m를 기록하면서 저수율 100%에 도달했다. 한때는 수위는 265.45m까지 높아져 저수율이 102%를 기록하기도 했다. 한국수자원공사 관계자는 “당초 예보를 뛰어넘는 많은 비가 내리면서 댐 방류량을 늘릴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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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충남 금산군 부리면 평촌리 마을이 물에 잠겼다. /금산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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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담댐 하류지역 지자체들은 용담댐이 하루 만에 방류량을 급격히 늘리면서 하천 범람과 마을 침수피해가 발생했다고 보고 있다. 용담댐에서 방류된 물은 금강을 따라 전북 무주와 충남 금산, 충북 옥천·영동을 지난다. 용담댐 방류 소식은 재난안전문자를 통해 하류 지역 주민들에게 알려졌지만 손쓸 틈은 없었다. 하류 지역 마을 주택과 농경지는 순식간에 물에 잠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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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충남 금산군 부리면 평촌리 인삼밭이 물에 잠겨 있다. /금산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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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금산군에서는 금강 지류인 조정천과 천황천 제방이 불어난 물에 100m정도 유실됐다. 제방을 넘은 하천물은 마을과 농경지를 덮쳤다. 주택 125가구가 침수돼 233명의 주민이 임시대피소로 대피했고 농경지 471㏊가 물에 잠겼다. 침수 피해를 입은 농경지 중 200㏊는 인삼밭이다. 가압장이 침수 피해를 입으면서 일부 고지대 마을의 급수가 중단되기도 했다.

충북 영동군에서는 주택 55가구와 농경지 1350㏊가 물에 잠겼고, 옥천군에서는 주택 11가구와 농경지 46㏊가 침수됐다. 이재민은 영동과 옥천에서 각각 395명, 138명이 발생했다.

문정우 금산군수는 “용담댐 건설의 주목적은 물 재해 사전 예방임에도 집중호우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고 급격한 방류로 침수 피해를 유발했다”면서 “관리 주체인 한국수자원공사에서 실질적 피해복구 및 보상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석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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