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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8 (화)

"나눌수록 마음 평온… 올해는 가나 마을에 학교 세울겁니다" [비전을 밝히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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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을 실천하는 기업인
선보공업 최금식 회장

가족친화경영 바탕으로 선행 시작
2013년부터 저개발국가에 손길
"우간다 천막촌에 교실 세웠을때
후원자 한사람으로 가슴 뭉클"
아들과 함께 NGO 기부자로 유명
"코로나 힘들지만 지원 이어갈것"


월드비전은 6·25전쟁 중인 1950년 미국인 선교사 밥 피어스에 의해 설립돼 지난 70년간 나눔을 실천해온 국제구호개발 비정부기구(NGO)다. 여기에는 고액 기부를 통해 선한 영향력의 선순환을 이끌어가고 있는 '밥 피어스 아너클럽' 사람들이 있다. 파이낸셜뉴스는 월드비전과 손잡고 이들의 나눔 철학과 경영자로서 경영 현장에서 느끼는 나눔의 가치 등을 소개하는 시리즈를 통해 '숨은 영웅들'의 이야기를 전하고자 한다. 첫 주인공은 부산 선보공업 최금식 회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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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금식 선보공업 회장은 지난 2014년부터 월드비전과 손잡고 해외 빈곤국가에 학교를 지어주는 사업을 펼치고 있다. 사진=서동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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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이요? 하고 나면 기분이 좋고 마음이 편해지죠. 전 기도할 때도 남 잘되라고 빕니다. 내가 만나는 사람들이 잘돼야 내가 잘됩니다."

지난 30여년간 사회에 뿌린 선행의 결실을 증명하듯 최금식 선보공업 회장의 집무실 한쪽 벽면과 바닥엔 각종 상패가 가득했다. '우수 조선기자재 산업자원부장관 표창' '2019 대한민국 해양대상' 등 업계 관련 상뿐만 아니라 '아름다운 납세자상' '대한적십자상 박애장 금장' 등 다양한 상이 눈에 띄었다.

갖가지 상이 말해주듯 나눔을 꾸준히 실천해온 최 회장은 무한경쟁 시대를 살아온 기업가인데도 '더불어 함께'의 가치를 믿고 있었다. 마치 '네 시작은 미약하나 나중은 창대하리라'는 성경의 한 구절처럼 나눔 활동은 소박하게 시작됐다. 물론 그 열매는 풍성했다. "'가정이 편해야 일도 능률이 오른다'는 게 저의 지론이자 소신입니다. 젊은 시절 밤낮없이 일해 그에 따른 보상을 받았지만 내 생일은커녕 가족 생일도 챙기지 못했죠. 회사 직원들은 나와 같은 불편을 겪지 말았으면 했습니다. 그래서 직원 복지에 신경 썼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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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우간다 굴루지역의 아촐리낙 초등학교 완공식에 참석한 최금식 선보공업 회장. 월드비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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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에서 10년간 근무한 최 회장은 1986년 단돈 300만원으로 선보공업을 창업했다. 조선기자재 생산 전문기업으로 성장한 선보공업은 최근 10년간 조선업 불황에도 친환경 차세대 선박용 기자재 개발에 힘써 국가생산성 대상 및 월드클래스300(글로벌 강소기업)에 선정됐다. 그는 창업 초기부터 가족친화경영을 펼쳤다. 보건복지부가 2008년 시작한 '가족친화기업' 선정에 중소기업 최초로 이름을 올렸을 정도다. 입사 축하선물부터 생일선물 증정, 난임부부 시술비 및 학자금 지원, 생애 첫 주택 마련 축하금 지원까지 대기업 못지않은 복지제도를 펼쳐왔다.

"과거 한국이 받은 도움 돌려줘야 해"


나눔 활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일까. 최 회장은 "가족친화경영이 밑바탕이 된 것 같다"고 했다. 나의 성장이 가족과 기업, 지역과 나라의 성장과 연결돼 있다고 믿는 최 회장은 나눔 또한 같은 맥락으로 보고 시야를 넓혀갔다. 최 회장은 "우리 회사가 있는 지역(부산시 사하구)을 위해 나눔을 실천하고 어려운 어린이들을 돕다 보니 해외의 더 힘든 어린이들까지 관심 갖게 됐다"고 말했다.

그가 특히 관심 갖는 분야는 교육이다. 그는 "아이들이 제대로 배우지 못하는 것은 어른들의 책임"이라며 "여러 빈곤국가에는 기본교육조차 받지 못하는 어린이들이 넘쳐난다"고 강조했다. 2013년 저개발국가 어린이들의 교육환경 개선을 위해 '선도등대'를 출범한 것도 이 때문. 2014년엔 보다 체계적인 지원을 위해 월드비전과 손을 잡았다. 선보등대는 월드비전과 2014~2019년 우간다 굴루 지역의 아촐리낙 초등학교 지원을 시작으로 콩고 등 아프리카에 있는 4개 학교와 화장실 건립을 지원했다.

최 회장은 "해외 빈곤국가 지원의 전문성과 투명성을 가진 단체를 찾다가 국제 NGO인 월드비전에 주목했다"며 "월드비전은 우리가 해외교육사업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줬다"고 감사를 표했다. "2017년 우간다 아촐리낙 초등학교 완공식 현장에 직접 갔던 일이 특히 기억에 남습니다. 학교에 도착하기 1㎞ 앞에서부터 마을 추장과 학생, 학부모들이 나와서 우간다 전통춤과 노래로 우리를 환대해주었죠. 허허벌판에 교실 6동과 화장실 1동만이 덩그러니 놓여 있어서 여전히 교육시설로서 많이 부족해 보였어요. 하지만 이전에 천막 밑에서 간이칠판을 세워두고 수업받던 아이들이 새로 마련된 교실에서 공부하는 모습을 보니 후원자의 한 사람으로서 가슴 뭉클했습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당연"


최 회장은 개인적으로도 각종 NGO에 후원금을 내왔다. 아들인 최영찬 선보엔젤파트너스 대표도 마찬가지. 두 사람은 2016년 부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선정한 '부산 제2회 부자(父子)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이 됐다. 최 회장은 "자식 교육에 신경 쓸 여력이 없어 아버지로서 그저 열심히 일하는 모습과 봉사하는 모습을 보여줬다"며 "아들과 딸이 스스로 나눔의 가치를 공감하게 된 것 같다"고 뿌듯해했다. 그는 "회사가 코로나19 여파로 혹시나 적자가 나도 후원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회사가 여력이 안되면 개인으로서 후원을 이어갈 겁니다. 나눔을 실천할 수 있어 감사하다고 생각합니다. 나눔 덕분에 일에 대한 스트레스도 덜 받고 마음도 평온합니다."

인터뷰 말미 최 회장은 월드비전 직원과 향후 일정을 논의했다. 올해는 가나를 지원할 계획인데, 최 회장은 학교 짓기와 함께 마을 경제를 일으킬 방법을 찾아달라고 요구했다. "우리는 돈만 주기보다 아이들의 꿈이 실현되는 걸 돕고 싶습니다."

후원문의 : 02-2078-7238
파이낸셜뉴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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