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연합훈련의 축소는 불가피했다. 코로나19 여파로 미국 본토나 일본 주둔 미군 병력의 이동이 어려워진 탓이다. 그 규모도 내용도 축소됐지만 훈련이 예정대로 실시된 것은 다행이다. 그동안 정부 안팎에선 남북관계를 감안해 연합훈련의 축소, 나아가 전면 중단을 요구하는 목소리까지 나왔다. 가뜩이나 북한이 대미, 대남 대화를 단절한 상황에서 연합훈련 중단은 북한에 잘못된 신호를 주고 오판을 부추기는 꼴이 될 것이다.
훈련 축소로 올해 마무리하려던 FOC 검증은 무산됐다. 하지만 우리 군은 여전히 “미국과 협의하고 있다”면서 ‘예비검증’은 진행할 것이라고 한다. 지난해 실시한 기본운용능력(IOC) 검증을 토대로 올해 FOC 검증, 내년 완전임무수행능력(FMC) 검증을 마쳐 어떻게든 2022년에는 전작권 전환을 마무리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임기 내 전작권 전환은 어디까지나 목표일 뿐 현실적 여건에 따라 조정될 수밖에 없다. 한국군은 한미가 합의한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 방침에 따라 연합사령부를 지휘할 능력을 갖췄음을 검증받아야 한다. 지난달 한미 국방장관 통화에서도 “그 조건들이 충분히 충족돼야 한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목표 시점에 억지로 맞추기 위해 필수적 검증 절차를 건너뛰거나 구색 맞추기식 졸속 검증이 이뤄져선 안 된다.
전작권 전환은 자주국방을 위한 큰 걸음이자 안보의 틀을 바꾸는 중대 전환점이 될 것이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언제든 주한미군 감축 또는 철수를 단행할 기세이고, 향후 유엔군사령부의 위상을 둘러싼 논란도 여전하다. 전작권 전환은 오히려 동맹의 변질, 안보의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지휘관 견장부터 찬다고 능력이 절로 따라오지 않는다. 연합작전 지휘능력과 군사력 강화, 안보상황 관리능력까지 조건부터 제대로 갖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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