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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1 (토)

"천일극장 앞 벽돌로 맞아" 4·19 부상 대학생 명단, 문화재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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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 한국전쟁 4ㆍ19혁명 관련 자료 문화재 지정
한국일보

공군전투비행단 종합보고서 표지. 문화재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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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 70주년과 4ㆍ19혁명 60주년을 맞아 관련 문화유산들이 국가등록문화재가 됐다.

12일 문화재청은 '6ㆍ25 전쟁 군사 기록물(공군 전투비행단)' '보병과 더불어 악보' '근대기 제작 진전 봉안 어진' '연세대학교 4월혁명연구반 4ㆍ19혁명 참여자 조사서' '연세대 4월혁명연구반 4ㆍ19 혁명 계엄 포고문' '4ㆍ19 혁명 부상자 명단 (고려대 4ㆍ18 학생 의거)' 6점을 국가등록문화재로 등록한다고 밝혔다.

공군 전투비행단 기록물은 전쟁 당시 공군 제10전투비행단과 관련된 사료로, 비행기록과 작전지도, 군사일지, 김영환 장군 명패 등 8점으로 구성돼 있다. 국군과 북한군의 전력 상황을 가늠할 수 있는 희귀한 자료로 평가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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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병과 더불어' 악보. 문화재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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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병과 더불어' 악보의 경우 전쟁의 참상을 음악으로 표현한 예술 작품이다. 전쟁 당시 마산으로 피난했던 작곡가 이상근(1922∼2000)이 종군작가로 참전한 유치환의 전쟁 서정시집 ‘보병과 더불어’를 토대로 관현악과 합창이 함께하는 칸타타 형식으로 작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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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기 제작 진전 봉안 어진 중 태조어진. 화재로 절반 가까이가 소실됐다. 문화재청 제공


한반도에서 일어난 비극은 조선왕실의 초상화도 피난시켰다. '근대기 제작 진전 봉안 어진'은 조선왕조의 정통성과 권위를 나타내는 문화재로, 태조어진(홍룡포본)ㆍ원종어진ㆍ순조어진ㆍ순종어진 4점이다. 전쟁이 일어나면서 적의 공습을 피하기 위해 부산으로 옮겼다. 다만 전쟁 직후, 초상화를 보관하던 창고에 불이나 그림이 상당부분 훼손됐다. 다만 남아 있는 부분은 색채와 문양 등이 잘 보존돼 있어 역사, 예술, 학술적 가치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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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4월혁명연구반'이 입수한 계엄담화문. 문화재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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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화 운동 당시 대학생들의 치열한 사회운동 기록도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았다. '연세대 4월혁명연구반 4ㆍ19혁명 참여자 조사서'는 4ㆍ19 혁명 때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4학년 학생들이 주도한 ‘4월혁명연구반’이라는 조사반이 당시 시위에 참여한 학생들과 시민을 만나 들은 것을 기록한 현장 자료다. '4ㆍ19 혁명 계엄 포고문'은 '4월혁명연구반'이 자체 수집한 자료로, 4월 19일 오후 5시에 발표된 계엄선포문 등을 통해 국가의 국민 통제와 사회상을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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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9 혁명 당시 고려대생 부상자 명단. 문화재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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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생들의 부상자 명단은 4ㆍ19혁명 하루 전날 학생들이 국회의사당까지 시위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정치깡패의 습격을 받은 정황(부상 장소와 정도 등)이 자세히 기록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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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영주시 부석교회 구 본당 전경. 문화재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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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밖에 문화재청은 경북 영주시에 있는 부석교회 구 본당도 국가등록문화재로 지정했다. 1964년에 지어진 교회는 건립 당시의 건축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문화재로 평가받았다. 특히 흙벽돌을 이용해 지은 벽체와 목조로 된 첨탑 등은 비교적 원형의 모습을 잘 간직하고 있어 희소성 이 크다.

문화재청은 안동의병 중 한사람이었던 이긍연(1847∼1925)이 을미사변 이후인 1895년 12월 1일부터 1896년 10월 11일까지 직접 보고들은 내용을 기록한 '이긍연 을미의병 일기'와 대한제국 시절 애국가 제정 필요성에 따라 군악대 지휘자로 초빙된 독일 음악가 프란츠 폰 에케르트(1852~1916)가 작곡한 '대한제국애국가'(1902) 등 근현대사 유물 12건에 대해서도 국가등록문화재 등록을 예고했다.

장재진 기자 blan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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