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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더 내려갈 곳도 없다…카지노 TOP3, 끝 없는 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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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유승목 기자] [코로나19 여파에 강원랜드·파라다이스·GKL, 나란히 '실적쇼크'…세 업체 합산 영업손실만 1800억원 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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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카지노 산업이 '넉다운' 위기다. 코로나19(COVID-19) 사태로 침체에 빠진 국내 관광산업 중에서도 피해 상황이 심각하다.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장기화로 인·아웃바운드 여행수요가 끊기며 내·외국인 주요 카지노업체들이 역대급 '실적쇼크'에 빠졌다.


고객이 없다, 텅 빈 파라다이스·GK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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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영종도 복합리조트 파라다이스 시티 / 사진제공=파라다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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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외인 카지노 양대산맥 파라다이스와 그랜드코리아레저(GKL)의 2분기 실적이 곤두박질쳤다. 파라다이스는 445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전년 동기(47억원) 대비 적자전환했다. 매출액은 68.1% 줄어든 746억원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 2분기 264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던 GKL도 올해는 321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로 돌아섰다.

코로나 팬데믹에 따른 예견된 실적쇼크라지만 당초 시장 예상치에도 미치지 못하는 초라한 성적표다. 매출 근간이 되는 외국인 카지노 사업이 전혀 힘을 쓰지 못해서다. 업종 특성 상 인바운드(외국인의 국내여행) 수요가 뒷받침 돼야 하는데, 한국을 찾는 여행수요가 곤두박질치며 '개점휴업' 상태가 됐다.

실제 올해 4~6월 방한 외국인은 9만7219명으로 전년 동기(469만명) 대비 97.9% 감소했는데, 이 여파가 양 사 실적에 고스란히 드러났다. 지난해 2분기 1조7570억원 수준이었던 파라다이스 드롭액(이용객이 칩으로 바꾼 금액)이 3630억원으로 추락했다. 총 매출액도 73% 감소한 515억원에 그쳤다. GKL이 운영하는 서울 강남과 강북, 부산 세븐럭을 찾은 방문객도 5만8200여명에 불과했다. 지난해(46만9687명)보다 87.5% 감소한 수치다.


강원랜드 영업일수 '0'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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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랜드 카지노에서 방역 전문업체와 직원들이 코로나19 확산방지를 위해 자체방역을 실시하는 모습. /사진=강원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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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일한 내국인 카지노인 강원랜드의 사정은 더 심각하다. 지난 2월 코로나19 지역감염 확산과 동시에 휴업에 돌입한 뒤 기약없는 휴장이 이어지며 4~6월 3개월 동안 단 하루도 영업을 하지 못했다. 영업장 '셧다운' 이란 초유의 사태로 2분기 영업손실만 1038억원을 냈다. 매출액은 고작 346억원에 불과했다. 업계 안팎에서도 막대한 손실을 낼 것이란 관측이 나왔지만, 적자가 1000억원을 넘어갈 것이란 예상은 못했다는 반응이다.

잠시 휴업에 들어갔던 파라다이스와 GKL 등 외국인 카지노 업체들이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 종료와 함께 영업을 재개한 것과 달리, 국내에서 유일하게 내국인이 이용하는 카지노 시설이란 점에서 영업재개를 엄두도 내지 못해서다. 주요 주주가 정부 기관으로 구성된 공기업이라 정부 지침을 앞장서 따라야 했고, 유흥업종인 카지노란 점에서 따가운 눈초리에 대한 부담도 컸다.

이에 따라 지난해 2분기 66만8600명에 달했던 카지노 입장객은 올해 2364명에 그쳤다. 그나마 지난 5월 회원제(VIP) 영업장을 열며 입장객 '제로(0)'는 면했다. 하지만 VIP 영업장도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라 축소 운영해 가동률이 낮아 부진한 실적개선에 별 다른 도움은 되지 못했다.


코로나 장기화 국면 "출구가 안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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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랜드가 지난달 20일부터 일반영업장에 대한 제한적 운영을 재개했다 ./사진=강원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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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안팎에선 영업 자체가 불가능했던 2분기가 실적 최저점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지만 카지노 업체들의 표정은 좋지 않다. 국내외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할 때 '턴 어라운드'할만 한 반등요소가 없다는 걱정에서다. 경기에 비탄력적인 카지노 특성 상 하늘길만 열리면 국내 관광업종 중 가장 빠르게 반등할 것이란 기대감은 코로나 팬데믹이 연말까지 지속될 것이란 비관적인 관측에 점차 무너지고 있다.

주요 카지노 업체들은 각종 비용절감 고육책으로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지만 한계가 보이고 있다. 공기업인 GKL, 강원랜드와 달리 고용유지지원금을 받은 파라다이스도 버티기 어려운 상황에 다다르자 지난달 임원 20% 퇴진 및 직원 유·무급휴직 확대를 골자로 한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그룹 캐시카우로 자리잡은 복합리조트 파라다이스 시티는 아트 파라디소·씨메르·원더박스 등 주요 시설을 휴장하며 제 기능을 못하고 있는 상태다.

강원랜드는 지난달 일반영업장의 운영을 재개하고 국내 여행심리 회복에 따른 리조트·레저 시설 활성화가 실적 회복의 관건이다. 하지만 비카지노 매출 비중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 정도에 불과해 효과는 미지수다. 카지노 영업장도 방역을 위해 기존 일평균 10% 수준인 750명의 입장객만 받고 있어 매출이 높지 않은 상황이다. 국내 코로나 리스크가 해소돼 영업이 정상화되면 빠른 실적 반등이 이뤄질 것으로 점쳐진다.

박성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카지노 3사 중 강원랜드 매출만 계단식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문화체육관광부가 방역상태를 고려해 프로스포츠 관중입장을 10%에서 30% 규모로 확대한 것을 고려하면 강원랜드도 점진적으로 영업을 정상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유승목 기자 mok@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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