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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이미래·카미유 앙로·돈선필 개인전, 한 자리서 즐기는 현대미술 3인 3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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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아트선재센터 3개 전시실…9월13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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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선재센터에서 열리고 있는 이미래 작가의 개인전 ‘캐리어즈’ 전시 전경 일부. 사진 김연제. 아트선재센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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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미술가로서 자신의 작업세계를 구축해가고 있는 국내외 작가 3명이 아트선재센터에서 각각 개인전을 열고 있다.

이미래의 ‘캐리어즈’ 전, 카미유 앙로의 ‘토요일, 화요일’ 전, 돈선필의 ‘포트레이트 피스트’ 전이다. 작가들은 조각과 설치·영상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한 작품을 통해 저마다의 작가적 발언을 드러냄으로써 관람객에게 다채롭고 신선한 경험을 전한다.

이미래 작가(32)의 ‘캐리어즈’ 전은 신작 키네틱 조각품인 ‘캐리어즈’와 조각 ‘누워있는 모양’, 영상 ‘잠자는 엄마’ 등으로 구성됐다. 시각적으로 자극적이고 강렬한 인상으로 다가온다. 알 수없는 동물의 소화 내장기관을 닮은 듯한 호스들과 기계로 이뤄진 작품 ‘캐리어즈’는 끈적이는 점액질 물질을 빨아들이고 운반하고 또 추출하는 운동을 반복한다. 그 움직임에 따라 소리까지 나면서 관람객들의 감각을 더 날세운다.

물질성과 운동성이 두드러지는 ‘캐리어즈’를 통해 지금 이 순간에도 ‘캐리어즈’처럼 작동하는 우리 인간의 내장기관을 떠올릴 수 있다. ‘징그럽게’ 느껴지는 ‘캐리어즈’가 사실은 ‘신비롭게’ 생각하는 우리의 내장기관인 셈이다. 동물로서의 인간의 원초적 모습을 드러내는 한 단면일 수도 있다.

이 작가는 네덜란드와 한국을 오가며 작품활동을 한다. 최근 우크라이나의 ‘빅토르 핀축재단’(핀축아트센터)이 세계적으로 주목할 만한 35세 이하 젊은 작가에게 시상하는 ‘미래 세대 예술상’(The Future Generation Art Prize) 최종 후보작가에 선정되기도 했다. 전 세계 청년작가 1만1000여명 가운데 최종 후보작가 21명에 뽑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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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선재센터에서 열리고 있는 카미유 앙로의 한국 첫 개인전 ‘토요일, 화요일’ 설치 전경. 사진 김연제. 아트선재센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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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화요일’ 전은 국제적 주목을 받는 작가 카미유 앙로(42)의 첫 한국 개인전이다. 영상 ‘토요일’과 영상·설치인 ‘화요일’, 처음 공개하는 드로잉 연작 ‘애착 세계’ 등으로 구성됐다. 앙로는 일주일이라는 인간이 만든 시간체계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한 개인의 문제가 전지구적 문제가 되는 현대사회의 다양한 측면을 드러내는 등 여러 주제의 작업을 한다. 각 요일마다 정형화돼 반복되는 인간의 행동 유형을 문화인류학·신화학·종교적으로는 물론 소셜 미디어 등 방대한 자료와 연구를 기반으로 작업이 진행된다.

전시회에는 7개 요일의 작품 중 ‘토요일’과 ‘화요일’이 나왔다. ‘토요일’은 토요일을 안식일로 지키는 특정 종교의 예배 장면과 식품광고·시위같은 다양한 영상 등을 결합해 인간이 좌절의 순간에 희망을 찾는 방식을 관찰한다. 북유럽 신화를 바탕으로 한 ‘화요일’은 힘과 권력·경쟁의 상징인 말(경주마)과 무술(주짓수) 훈련 장면 등으로 이뤄졌다. 슬로우 모션이나 관능적인 사운드 등으로 오히려 힘과 권력·경쟁의 의미를 전복시켜 관심을 끈다. 다음달 개막하는 부산비엔날레 참여 작가이기도 한 앙로는 2013년 베네치아비엔날레 은사자상, 2014년 독일 백남준어워드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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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선재센터에서 열리고 있는 돈선필 작가의 개인전 ‘포트레이트 피스트’ 전시 전경 일부. 사진 홍철기. 아트선재센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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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선필 작가(36)의 ‘포트레이트 피스트’ 전은 인간 신체의 여러 부위 가운데 특별한 상징성을 지닌 얼굴의 의미를 탐구한 작품전이다. 레진과 폴리우레탄폼·아크릴·피규어 등의 재료로 이뤄진 얼굴 조형물 20여 점과 영상 설치작업이 선보인다. 작가는 현대 문화산업의 주요 상징물이라 할 수 있는 피규어 전문가로도 유명하다. 또 자신의 작업에 피규어 자체와 피규어가 지닌 상징성 등을 다양한 조형요소로 적극 활용하는 미술가이기도 하다.

파스텔톤으로 색깔은 조금씩 다르지만 크기와 모양은 흡사한 두상 조형물은 정면인 얼굴에 당연히 있어야 할 눈이나 코, 입이 없다. 대신 피규어, 애니메이션이나 게임 속의 캐릭터, 여러 사물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우리는 흔히 상대방의 얼굴을 통해 드러나는 생김새는 물론 성격이나 직업 등 많은 것을 평가하고 또 읽어낸다. 정체성의 표상이라는 평가도 받는다. 얼굴이 지닌 특별한 힘이다. 얼굴의 그 힘을 사라지게 한 작품들은 관람객에게 새삼 얼굴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세 전시는 모두 9월 13일까지다.

도재기 선임기자 jaek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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