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22 (수)

[단독] 옵티머스 전ㆍ현 대표 책임 공방… 검찰, '김재현 대표 범행' 의심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정관계ㆍ금융계 연루설' 나온 옵티머스 초반 사건
김재현은 '이혁진이 해온 펀드 따라했을 뿐' 진술
자료 확보한 검찰은 '김재현이 주도한 범행' 판단
한국일보

서울 강남 옵티머스자산운용 본사. 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옵티머스자산운용(옵티머스) 펀드 환매중단 사태와 관련한 검찰 수사가 정관계ㆍ금융계 유착 여부로 향하는 가운데 옵티머스 초기 불법 자금 운용 의혹을 둘러싸고 김재현(49) 현 대표와 이혁진(53) 전 대표 측이 책임 공방을 벌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최근 확보한 자료와 관계자 진술 등을 토대로 김 대표 측이 주도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조사1부(부장 오현철)는 2017년 옵티머스 내부에서 오간 자료들을 최근 확보했다. 김 대표가 옵티머스 전신인 AV자산운용 지분을 인수하며 쓴 확약서와 각종 투자제안서 등의 내용을 확인한 검찰은 옵티머스 경영권이 이 전 대표에서 김 대표로 넘어간 2017년 6~7월 회사의 전반적 운영 상황을 분석하고 있다.

검찰은 특히 옵티머스가 당시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하겠다며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전파진흥원) 등으로부터 투자금을 끌어모아 부실채권 인수, 펀드 '돌려막기' 등에 사용했다는 의혹에 집중하고 있다. 옵티머스는 당시 전파진흥원에서 748억원을 투자받은 뒤 일반 투자자를 끌어모았고 이후 대규모 펀드사기 행각까지 벌였다. 검찰은 초기 공공기관 투자를 유치하는 배경에 옵티머스 측의 정관계ㆍ금융계 로비가 작용했을 가능성을 세밀하게 들여다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초기 투자 유치를 둘러싸고는 전ㆍ현직 대표가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이 전 대표는 "2017년 전파진흥원 투자금 등을 무자본 인수합병에 썼다"며 김 대표 등을 금융감독원에 신고하고 검찰에 고소했다. "김 대표 측이 금융권 인맥을 동원해 사건을 무마했다"는 주장도 하고 있다. 반면 김 대표는 검찰 조사에서 '나는 이 전 대표가 해 온 펀드를 따라했을 뿐 잘 몰랐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한다.

양측의 공방 속에 검찰은 김 대표 측이 주도한 범행이라는 데 무게를 두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김 대표와 김 대표 측 인사들이 전파진흥원 투자 자료, 성지건설을 중심으로 이뤄진 부실채권 인수 자료 등을 메일로 주고받거나, 이 전 대표에게 보낸 정황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당시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로부터 "김 대표 측이 범행을 주도했고, 이 전 대표는 나중에야 불법성을 인지했다"는 취지의 진술도 확보했다고 한다.

다만 이 전 대표가 당시 결재 과정에 있었고, 이 전 대표 명의로 각종 문서가 작성된 만큼 이 전 대표의 범행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특히 그가 앞서 업무상 횡령 사건 등으로 수사를 받다 미국으로 건너가 현지 체류 중인 탓에 그에 대한 직접 수사는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이 전 대표 사건들을 기소중지한 수원지검이 그의 범죄인 인도 청구 절차에 착수한 상태라 그가 송환되면 정확한 사실관계가 드러날 전망이다. 이 전 대표는 “펀드 환매 중단 사태뿐 아니라, 전파진흥원 투자와 관련한 의혹 등도 나와는 전혀 관계가 없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정준기 기자 joon@hankookilbo.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