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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박주민은 왜 옆얼굴을 쓸까…포스터의 정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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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박주민 민주당 당대표 후보 선거용 포스터.


8·29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이어지는 전국대의원대회 현장에서 한 후보자의 현수막이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바로 차기 당권에 도전하는 박주민 의원이다. 당대표에 도전하는 다른 후보자인 이낙연 의원과 김부겸 전 의원이 정면 상반신 모습을 현수막에 사용한 것과 대조적이다. 박 의원은 '왼쪽 옆얼굴'을 쓴다. 지난달 25일 열린 제주도당 정기대의원대회에서 사용한 현수막이 대표적이다. 얼핏 보면 박 의원인지 식별이 안 될 정도로 온전한 옆얼굴을 담았다. 또 지난 2일 대구광역시당·경상북도당 정기대의원대회에서 내건 현수막에는 정측면 전신을 담았다.

선거용 사진의 정석 대신에 파격을 택한 셈이다. 이를 두고 박 의원 측 관계자는 "의도했다"고 말했다. 그는 "미래지향적이고 역동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이번 전당대회에서 나머지 후보들이 유달리 안정적이고 전통적인 정면 사진을 쓰고 있다. 전당대회의 죽은 열기가 후보들의 지루한 콘셉트로 그대로 투영돼 있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박 의원은 '40대 기수론'을 걸고 당권 레이스에 막판 등판했다.

박 의원이 이처럼 현수막을 변주할 수 있었던 이면엔 무엇보다 인지도에 대한 확신이 자리했을 것으로 보인다. 박 의원은 친문 권리당원 사이에서 인기가 좋고 또 대중에게도 많이 알려진 편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누구나 나를 알아볼 수 있을 것이란 자신감이 없다면 어떻게 감히 선거 포스터, 현수막에 옆얼굴을 쓸 수 있겠나"라고 짚었다.

야심도 엿보인다. 박 의원은 선을 그었지만, 내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설이 흘러나온다. 한 재선 의원은 "이낙연 대세론이 굳어졌는데도 박 의원이 당권에 도전한 건 결국 '정치적 체급' 올리기 아니겠느냐"고 지적했다. 대개 옆얼굴 초상은 해외 정치권에서도 거물급이 사용한다. 영국 국립초상화미술관에는 유명한 힐러리 클린턴 측면 초상이 있다.

[윤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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