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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SRF발전소 10곳 건설중단…쓰레기 대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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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목잡힌 SRF 발전소 (上) ◆

매일경제

경북 의성군 단밀면에 위치한 '쓰레기산'이 지난해 3월 미국 CNN에 방송되면서 국제적인 망신을 당했다.

폐기물 수거 업체가 2016년부터 폐기물 17만3000t을 10m 높이로 쌓아놓은 것이 문제가 되면서다. 논란이 일자 환경부와 의성군은 국비 24억원 등 53억원을 투입해 지난해 6월부터 처리하고 있다.

환경부는 당초 올해 상반기까지 모두 처리하겠다고 밝혔지만 현재 처리율은 65% 수준에 머물러 있다. 폐기물 처리가 늦어지는 것은 시설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의성군 관계자는 "폐기물을 빨리 처리하고 싶지만 폐기물을 처리할 시설을 구하기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소각 시설이나 매립지마다 시설 여유 용량에 한계가 있어 폐기물 처리 병목현상이 빚어진 탓이다.

이 같은 상황은 폐기물 에너지화 시설인 고형폐기물연료(SRF) 사용 시설 건립이 곳곳에서 중단되면서 가중되고 있다. SRF 사용 시설은 폐비닐, 폐플라스틱 등 가연성 폐기물을 가공해 작은 막대(팰릿) 형태의 고형연료로 만들고 이를 다시 연소해 전기나 열 등 에너지원으로 재활용하는 자원 순환 시설이다. 유럽에서는 이미 폐기물을 처리하는 동시에 에너지 회수도 가능해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폐기물 처리 방식이다.

12일 전국 지자체에 따르면 2017년부터 최근까지 SRF 발전 사업 허가를 받은 곳은 전국적으로 60여 곳에 달한다. 그러나 이 가운데 주민들 반대에 부딪히고 지자체가 사업을 불허해 공사가 중단된 곳만 10여 곳이다.

이런 상황에서 50일째 이어진 긴 장마로 인해 전국의 강과 호수, 바다에 쓰레기가 섬을 이루며 밀려들어 지자체와 환경당국은 쓰레기 처리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이미 전국적으로 폐기물 발생이 크게 늘어나면서 곳곳에 쌓이고 있다. 환경부가 지난 6월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불법 폐기물 현황'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으로 전국에 새롭게 확인된 불법 폐기물만 3만2720t에 달했지만 처리율은 10%(3579t) 수준에 그치고 있다. 한국환경공단에 따르면 전국의 일일 폐기물 발생량도 2013년 39만t에서 매년 증가해 2018년 44만t으로 5년간 13%가량 늘었다.

■ <용어 설명>

▷SRF(Solid Refuse Fuel) : 폐비닐, 폐플라스틱 등 가연성 물질을 선별해 건조 과정 등을 거친 고형폐기물연료다. 발전소나 보일러의 보조 연료로 사용 가능하다.

[우성덕 기자 / 이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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