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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2 (일)

몸으로 느낄 선율…“반가워요 오케스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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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오케스트라들이 ‘코로나19 동면’을 끝내고 기지개를 켜고 있다. 국내 주요 공연장들이 ‘띄어 앉기 좌석제’로 다시 문을 열면서, 수개월간 청중과 대면하지 못했던 국공립 오케스트라들이 잇달아 연주회를 준비하고 있다. 비중있는 선곡에, 국내 팬들이 그동안 고대했던 지휘자·협연자들을 만날 수 있는 무대들이다. 이달 하순부터 9월 초순까지 잇따라 펼쳐지는 국내 주요 오케스트라 네 곳의 연주회를 일정순으로 소개한다.

■2주 자가격리 끝 또 한번 지휘봉 든 오스모 벤스케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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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모 벤스케 / 서울시향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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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먼저 서울시립교향악단이 테이프를 끊는다. 음악감독 오스모 벤스케는 지난 6월 내한해 2주간 격리를 마치고 서울시향을 지휘한 바 있다. 이후 출국했다가 최근 다시 내한, 이번에도 역시 2주간 격리를 감당하고 또 한번 지휘봉을 든다.

오는 20~21일 예술의전당에서 스트라빈스키의 ‘풀치넬라 모음곡’, 모차르트의 오보에 협주곡 C장조, 베토벤의 교향곡 1번을 선보인다. 2017년 독일 ARD콩쿠르에서 1위 없는 2위를 차지하고 현재 핀란드 방송교향악단에서 제2수석으로 활약하는 오보이스트 함경이 협연자로 나선다.

벤스케와 서울시향은 27일 예술의전당에서 또 연주한다. 코플런드의 ‘보통 사람을 위한 팡파르’ ‘애팔래치아의 봄’, 본 윌리엄스의 ‘종달새의 비상’을 비롯해 멘델스존 교향곡 4번 ‘이탈리아’를 선보인다. 활기찬 선곡이다. 벤스케는 특히 멘델스존의 ‘이탈리아’와 관련해 “이 곡은 노래와 춤곡의 선율이 가득하다”며 “코로나19로 다들 어려움에 처해 있지만 그래도 우리를 웃음 짓게 만들 수 있는 음악이다. 우리가 이 상황을 이겨낼 수 있도록 에너지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에서 태어난 한국계 바이올리니스트 에스더 유가 ‘종달새의 비상’을 협연한다.

■다시 만난 요엘 레비…오페라 ‘카르멘’의 감동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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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엘 레비 / KBS교향악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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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주자는 KBS교향악단이다. 28일 예술의전당에서 비제의 오페라 <카르멘> 하이라이트, 브람스 교향곡 1번을 연주한다. 특히 2014년부터 6년간 음악감독으로 이 악단을 이끌었던 요엘 레비가 이번 무대에서 다시 지휘봉을 든다는 사실이 주목된다. 그는 지난해 12월 KBS교향악단과 ‘굿바이 콘서트’를 펼쳤으니 8개월 만의 재회다. KBS교향악단은 이후 상임지휘자 없이 객원체제로 가동되고 있다. 레비도 이번 무대를 위해 2주간의 자가격리를 마친 다음 포디엄에 오른다. 교향악단 측은 “한국 팬들을 만나기 위해 흔쾌히 입국을 결정해준 전 음악감독에게 깊은 고마움을 느낀다”고 전했다. 1부 <카르멘> 하이라이트에서 메조소프라노 김정미, 테너 박지민, 바리톤 양준모, 소프라노 강혜정이 노래한다.

■성시연과 피아니스트 김선욱, 베토벤으로 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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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시연 / 경기필하모닉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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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9월4~5일 경기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연주한다. 양일 모두 차이콥스키 교향곡 5번을 선보이며, 4일에는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4번, 5일에는 5번 ‘황제’를 연주한다. 주목할 지점은 이번 무대의 지휘자 성시연이다. 그는 2014년부터 2017년까지 이 오케스트라를 단장 겸 상임지휘자로 이끌면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뤘다는 평을 듣는다. 악단의 기본기를 탄탄히 갖췄을 뿐 아니라 2015년 한국 오케스트라 최초로 베를린 필하모닉 홀에서 연주하는 등 국제적 입지도 끌어올렸다. 이번 공연은 애초에 지휘자 정명훈이 이끌기로 예정됐으나, 교향악단 측은 “코로나19로 (정 지휘자의) 국내 입국이 용이하지 않은 관계로 지휘자를 변경해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이미 입국해 있던 성시연 지휘자가 공연에 차질이 없도록 자신의 다른 스케줄을 미뤘다는 것이다.

성시연은 “코로나19로 인한 공연계의 타격에 다들 애가 타는 상황에서 이렇게 경기필하모닉과 해후한다”며 “우리의 절실함이 이 만남을 더욱 빛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3년 만에 경기필하모닉과 재회하는 그와 더불어, 또 하나의 관람 포인트는 피아니스트 김선욱의 등장이다. 오랜만에 입국한 김선욱은 경기필하모닉과 베토벤 협주곡 4·5번을 협연한 직후, 베토벤 후기 소나타(30번·31번·32번) 리사이틀을 펼친다. 애초 3월로 예정됐던 리사이틀이었는데 코로나19 사태로 연기돼 이번에 청중과 만난다. 8일 대구 수성아트피아, 10일 고양아람누리, 11일 부산 영화의전당, 13일 서울 예술의전당으로 이어지는 일정이다.

■사색의 계절’ 가을로 안내해 줄 브람스 교향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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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용 / 코리안심포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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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가 브람스의 음악으로 가을의 문턱을 넘는다. 9월17일 예술의전당에서 예술감독 정치용의 지휘로 교향곡 2번과 바이올린 협주곡(협연 임지영)을 선보인다. 코리안심포니의 브람스는 올가을 내내 이어진다. 10월14일에는 우리 시대의 주목받는 여성 지휘자 아누 탈리가 내한해 교향곡 3번을, 11월13일에는 다시 정치용 감독의 지휘로 교향곡 4번을 연주한다. 정 감독은 “뜨거운 낭만을 정제해 빚어낸 브람스의 교향곡들은 우리를 사유의 시공간으로 안내한다”며 “오늘의 우리에게 마음의 피난처가 되어줄 것”이라고 선곡 의도를 밝혔다. 박선희 코리안심포니 대표는 “코로나19로 다들 지쳐 있는 상황에서 브람스의 음악이 활력과 위로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학수 선임기자 sachi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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