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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ESC] 비대면 시대, 잘 차린 만찬도 편의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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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이유석 요리사가 만든 ‘딱새우 비스크소스와 감자퓨레를 곁들인 오뚜기 새우 슈마이’. 박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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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조금 독특한 행사를 다녀왔습니다. ‘신개념(?) 감성 편의점’을 표방하는 고잉메리 을지트윈타워점에서 열린 미식 행사였는데요, 몇 년 전 문 닫은 비스트로 펍 ‘루이쌍끄’의 이유석 요리사가 행사를 진두지휘하고 있었지요. 이 행사가 신기했던 건, 이씨가 고잉메리에 입점한 오뚜기의 여러 제품을 식재료 삼은 겁니다. 시판 수프와 만두, 통조림 복숭아 등이 그의 손을 거쳐 고급스러운 한 접시로 탄생하더군요. 시판 소스가 곁들어진 도미 물회는 얼추 물회의 고향 포항의 색채가 묻어 있었지요. 추억 돋는 옥수수 수프에 새큼한 버섯피클이 섞이자 페루인들이 많이 먹는 세비체(날생선과 레몬 등을 섞은 해산물 샐러드)가 떠올랐어요. 고잉메리는 특이한 편의점입니다. 식당처럼 조리한 음식을 파는 곳도 있고, 카페처럼 수다 떨 수 있는 자리도 있더군요. 제품을 판매하는 데 만족하지 않고, 특별한 공간에서 식도락도 즐기라는 콘셉트죠.

코로나19가 일상화되는 시대, 로봇이 요리사를 대체하는 시대, 이런 시대를 겪어내기 위해 모두 몸부림치고 있습니다. 고잉메리의 여인호 대표와 이유석 요리사도 그 대열에 합류한 이들이죠. 엄혹한 현실에 마냥 휘둘릴 순 없는 노릇이지요.

이번주 ESC는 장마란 현실을 맞닥뜨리고는 괴로웠습니다. 폭우로 피해를 당한 수재민 때문에 마음이 쓰라리고 아팠습니다. 상처에 소금을 뿌린 것처럼요. 도움을 줄 수 없는 처지가 한스러웠지요. 그래도 일상은 계속되는 것이니, 제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요. 그래서 ESC의 콘셉트 ‘세상의 모든 즐거움’을 담아내기 위해 동분서주했습니다.

여름철 단골 메뉴, 공포체험을 준비했습니다. 실제처럼 구성한 브이아르(VR·가상현실) 게임은 극단의 두려움과 즐거움을 선사하더군요. 잠시라도 작은 재미에 빠져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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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향 팀장 m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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