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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4 (화)

CNN 의학전문기자 "내가 세 딸을 학교에 보내지 않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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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산제이 굽타./에모리대 의대 홈페이지 캡처


미국 CNN의 의학전문기자 겸 에모리대 뇌과학과 조교수인 산제이 굽타가 학생인 세 딸의 개학을 앞두고, 딸들을 학교에 보내지 않는 이유에 대해 장문의 글을 써 화제다. 굽타 기자는 12일(현지 시각) 이같은 제목의 칼럼을 CNN에 게재했다.

굽타에게는 세 딸이 있다. 둘은 10대고 한 명은 열 살이 되지 않은 막내다. 세 딸은 다음주 중 개학을 앞두고 있다. 미국에서 실제로 많은 학교들은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사태에도 불구하고 개학을 강행할 전망이다. 미국 내 101개 대형 학군 중 63곳 이상이 올해 화상 개학을 결정했고, 굽타의 딸들이 다니는 학교에서는 화상과 대면 수업 중 선택이 가능하다.

이는 의학전문기자이기 이전에 아빠인 굽타에게 많은 압박이 되고 있다고 한다. 어린 학생들이 학교에 돌아가 친구들을 만나고 우정을 쌓는 것은 인지상정이기 때문이다. 화상수업에 대해 굽타는 “아이들에게도 중요한 역할을 했지만, 어린 아이들에게 대면 수업의 대체재는 될 수 없다”고 짚었다.

학교 측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와 지속적 소독 등은 기본으로 하고 모든 학생과 교직원에 대해 코로나 검사도 진행했다. 결과는 96시간 내에 나오고 굽타의 딸들도 음성이 나왔다.

하지만 굽타는 잠복기 내에 다시 양성이 나올 수 있는 점, 잘못된 진단으로 양성인데 음성으로 판정될 가능성, 자녀들이 코로나에 걸릴 경우 건강에 위협이 될 가능성 등이 있다고 짚었다. 실제로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연구 결과 어린이 코로나 확진자의 90%는 가벼운 증상을 앓고 지나갔고, 4%는 무증상이었지만, 6%는 심각하게 아팠다고 한다. 또한 지금까지 미국에서 90명의 어린이가 코로나로 사망했다.

고민 끝에 굽타는 세 딸을 학교에 보내지 않기로 결론을 내렸다. 그는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사람을 만나면 코로나에 걸릴 가능성이 높고, 치명적일 수 있다는) 과학(적 결과를)을 믿는 사람으로서 코로나 확산의 위험을 줄이고 정부 (코로나) TF의 가이드를 따르기로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굽타 역시 딸들의 요구를 안 들을 수만은 없었다. 그는 타협점으로 딸들이 새로운 선생님과의 오리엔테이션만큼은 사회적 거리를 지키는 범위 내에서 현장 참석하기로 합의했다고 한다. 대면 수업 참석 여부에 대해서도 매 2주마다 다시 가족회의를 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현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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