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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3 (월)

트럼프 헐뜯는 동영상, 왜 영어가 어눌하지? 알고보니 중국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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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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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중순부터 트위터, 유튜브 등 소셜 미디어에서 가짜 계정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실정과 대중국 정책을 비판하는 영상이 꾸준히 올라왔다고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12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최근 영상에서는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의 승리를 암시하는 내용까지 있었다고 한다. 신문은 중국계 네트워크의 소행으로 짚었지만, 중국 정부와의 관련성은 확인하지 못했다.

WP은 네트워크 분석 업체 그리파카의 분석을 인용, 이들 중국계 가짜 계정들이 최근 몇 주 동안 수십계의 동영상을 제작해 트럼프 정부를 헐뜯고 있다고 봤다. 동영상이 다루는 내용은 최근 미중 갈등의 주요 이슈다. 휴스턴에 있는 중국 총영사관의 폐쇄에서 트럼프 정부의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통제 실패, 중국계 동영상 공유 애플리케이션 ‘틱톡’ 사용 금지에 대한 트럼프의 위협 등이다.

신문은 이들 가짜 계정이 기술적으로 앞선 수준이라고 짚었다. 사용자의 프로필로 걸어 둔 얼굴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만든 가상의 얼굴이다. 또한 이들 계정은 지난 7월 중순부터 하루에 1개 꼴로 동영상을 올리고 있다. 영상 소스 확보 또는 촬영에서 편집까지 생각하면 빠른 속도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과이 중국의 영향력에서 인터넷을 보호해야 한다고 말한지 36시간도 되지 않아 반박 영상이 올라온 적도 있다.

어떤 동영상은 ‘내가 트럼프를 찍었을 때, 나는 거의 내 자신을 사형에 처하게 했다’는 제목으로, 트럼프가 재선에서 승리하는 것은 물론 코로나 대응에 실패한 것을 모면하기 위해 중국을 비판하고 틱톡을 금지한다는 내용을 다뤘다. 영상에서는 조 바이든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뉘앙스로 다뤘고 올해 11월 대선에서 바이든의 승리를 예측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들 동영상에 꼬리를 잡히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영어 발음이었다. 기계가 만든 듯한 어색한 목소리는 물론이고, ‘미국(U.S.)’을 ‘우리(us)’로 발음하기까지 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그동안 이들 영상은 유튜브 외에도 트위터, 페이스북 등 미국의 주요 소셜 미디어 사이트에 퍼져왔다. 이들 소셜 미디어 업체는 적발한 가짜 계정을 모두 폐쇄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이들 동영상 게시자가 중국 정부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는 증거는 파악되지 않았다고 한다.

미 정보당국자들은 중국 정부가 트럼프의 재선을 원하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그 이유는 ‘예측불가능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윌리엄 에바니나 미 국가방첩안보센터(NCSC) 소장은 지난주 성명을 통해 “중국은 미국이 만든 정책적 환경의 양태를 바꾸려는 노력을 하고 있고, 러시아는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를 폄하하려는 움직임이 있다”고 밝힌바 있다.

[이현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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