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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총선 참패' 넉달만에 여당 제친 통합당…민심이 뒤집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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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정국·민주당 일방적 국회운영 등에 반사이익…통합당 변화 노력도 주효

당 내부서는 '역전' 아닌 '추격' 신중론…"겸손하고 책임 있게 일하라는 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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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정률 기자,유경선 기자 = 연일 상승 곡선을 기록하던 미래통합당의 정당 지지율이 마침내 13일 더불어민주당을 앞섰다. 지난 4·15총선 참패 이후 넉달,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 이후 약 4년 만의 역전이다.

총선 참패 이후 한동을 힘을 못 쓰던 통합당이 민주당을 앞선 것은 집값 급등 및 부동산 정책 실패, 여당의 일방적 국회 운영에 따른 반사 효과가 작용했다는 분석이 대체적이다.

김종인 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 취임 이후 앞선 지도부와 달리 '정제된 발언'과 국회 상임위원장을 모두 내주면서까지 '여당 책임론' 만들어내는 등 적당한 타협으로 실리를 취하기보다 여론전에 화력을 집중한 원내지도부의 전략도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지난 10일부터 12일까지 사흘 동안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50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0년 8월 2주 차 주중 잠정집계 결과, 민주당 지지율은 지난주 대비 1.7%포인트 내린 33.4%, 통합당은 1.9%포인트 오른 36.5%로 나타났다.(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지난 2016년 10월 3주차 조사에서 당시 새누리당(29.6%)이 민주당(29.2%)을 앞선 이후 자유한국당 등을 포함해 보수 정당이 민주당 지지율을 뒤집은 건 3년 10개월 만에 처음이다.

통합당 지지율 상승은 정부·여당에 지친 민심의 반사 작용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통합당이 잘했다기보다는 민주당의 18개 국회 상임위원장 독식, 일방적인 법안처리와 함께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윤석열 검찰총장의 압박, 정부의 부동산 정책 헛발질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민심이 돌아섰다는 것이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뉴스1과 통화에서 "지난 총선에 민주당이 통합당을 이긴 것은 민주당이 잘해서가 아니라 자유한국당 때 황교안 대표의 좌파독재 프레임, 강경투쟁에 대한 심판이었다. 통합당이 진 거지 민주당이 이긴 것은 아니었다"며 "이후 부동산 문제와 여러가지 누적된 것이 터진 것이다. 그사이 통합당은 전열을 정비하고 좌파와 같은 말은 삼가고 있다"고 밝혔다.

최 교수는 "물론 통합당도 잘한 것은 없다. 하지만 적어도 장외투쟁, 강경투쟁은 사라졌다"며 "부동산 문제가 중심에 있겠지만 그것만이라고 보기보다는 검찰총장을 압박하고, 진영적으로 너무 뭉쳐 있는 모습이 중도층 유권자에게 불편하게 보이면서 역전 현상으로 나타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도 통합당 지지율 상승에 대해 "기본적으로 반사효과라고 본다"며 "통합당이 딱히 잘 한 것은 없다. 김 위원장이 한동안 이슈몰이를 했지만 최근 주춤하고, 주호영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한 원내 활동도 지지부진하다"고 평가했다.

이 평론가는 "이런 상황에서 윤희숙 통합당 의원의 효과가 약간 더해진 것 아닌가 한다"며 "그래서 통합당이 조금 달라질 수 있겠다. '변화의 조짐이 보이네'라는 (민심이) 조금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여당이 못해서 통합당의 지지율이 상승했다고만은 볼 수 없다. 통합당은 야당이 피해자, 약자라는 인식을 여당에 덧씌웠다"며 "또 여당은 일방적인 국회운영으로 국민 입장에서는 피부에 와닿는 부동산 3법을 통과시켰다. 민주당 지지율이 올라가면 이상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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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11일 전남 구례군 구례읍 구성마을을 방문해 침수 피해 복구작업을 하고 있다. 2020.8.11/뉴스1 © News1 허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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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당 내부에서는 지지율 역전에 대해 '의미 있는 성과'라며 고무된 분위기다. 다만 아직도 국민 신뢰를 회복해가는 과정으로, '역전'이라기보다는 '추격'하고 있다는 신중한 반응이 나온다.

한 3선 의원은 "기본적으로 반사이익이라는 점은 부정할 수 없지만 단순한 반사이익만으로는 설명이 부족하다"며 "민주당의 실정은 집권 초반부터 반복됐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손혜원 전 의원 사태 때는 통합당이 반전하지 못하지 않았냐, 예전하고 상황이 달라졌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통합당의 가장 큰 문제는 국민 신뢰를 잃은 것이었는데 최근 당의 언어나 행동이 절제되면서 국민에게 신뢰를 다시 쌓아가는 것으로 보인다"며 "또 원내에서 참으며 견디는 것 역시 전략이라고 본다. 민주당이 18개 상임위원장을 모두 가져가게 한 것도 우리들의 힘"이라고 짚었다.

이 의원은 "오늘 여론조사가 의미 있지만 당에게도 숙제를 준 것"이라며 "정부·여당에 대한 기대가 멀어지고 있는 만큼 앞으로 통합당이 그 역할을 대신해야 한다. 겸손하고 책임 있게 일을 하라는 민심"이라고 설명했다.
jr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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