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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4 (화)

초조한 월풀, 삼성 LG 공세 막으려 세이프가드 연장 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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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월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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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 LG전자에 세계 1위 가전 업체 자리를 내준 미국의 ‘월풀(Whirpool)’이 세탁기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연장을 신청했다.

13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월풀은 지난 6일(현지시각)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세탁기 세이프가드를 연장해달라고 신청했다. 세이프가드는 수입업체가 제품을 현저히 낮은 가격으로 판매해 국내 제조업체가 피해를 봤을 때 발동되는 조치다. 미국에서 세탁기 세이프가드는 지난 2018년 2월부터 발효돼 기간 3년을 거쳐 내년 2월 종료를 앞두고 있다.

현재 세이프가드로 대형 가정용 세탁기 완제품 기준 수입물량 120만대까지는 관세가 16%, 그 이상은 40%가 매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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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6일 미국 월풀 공장을 찾아 삼성 LG전자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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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조한 월풀

월풀이 세이프가드 연장을 신청한 것은 미국 세탁기 시장이 한국 브랜드에 점령당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랙라인에 따르면, 올 1분기 미국 세탁기 시장에서 1위는 삼성전자(점유율 21%)가 차지했다. 2위는 LG전자(17%), 3위는 월풀(16%)이다.

월풀은 올 2분기 매출액이 1년 전보다 22% 감소한 40억4200만달러(약 4조9000억원)로, LG전자 생활가전(H&A) 부문 2분기 매출액(5조1551억원)에 역전당했다. 2년 연속 상반기 기준 세계 가전 시장 1위를 LG전자에 내준 것이다.

가전업계에서는 세탁기를 처음 개발해 ‘세탁기의 역사’로 불리는 월풀이 시장 장악력을 잃자 세이프가드 연장을 신청한 것으로 해석한다.

앞서 지난 6일 트럼프 미 대통령은 오하이오 클라이드의 월풀 세탁기 공장을 찾아 한미 FTA를 “끔찍한 합의”로 부르며 LG와 삼성을 거명하기도 했다.

◇한국 업체에 영향은 별로 없어

세이프가드가 연장되더라도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한국 기업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세이프가드를 피하기 위해 미국 판매 물량을 현지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2018년 1월부터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가전 공장을 가동하기 시작했고, LG전자도 2019년 5월부터 미국 테네시 세탁기 공장을 운영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초조해진 월풀이 세이프가드 연장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하려는 것 같다”며 “국내 기업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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