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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2 (일)

상반기 은행 이자이익 안 줄었다, 코로나 충당금 쌓아도 순익 -17.5% 선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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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조선일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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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금리가 ‘사상 최저’ 기록을 갈아치우며 대출 수익성이 떨어지는 가운데, 올해 상반기 은행들의 이자 이익은 전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선방한 것으로 집계됐다.

대출로 은행이 남기는 ‘마진’은 줄었지만, 그만큼 대출을 많이 내줬기 때문이다. 가격(P)은 떨어졌지만 물량(Q)은 늘어난 셈이다.

다만 코로나 사태를 대비한 충당금을 쌓으면서 순이익은 뚜렷하게 감소했다.

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국내 은행의 당기순이익은 3조7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6.8% 줄었다. 상반기로 넓혀서 보면, 전년 동기 대비 17.5% 감소했다.

순이익이 감소한 건 은행이 버는 돈(이익)이 줄어서가 아니다.

올해 상반기 은행의 이자이익은 20조3000억원에 달한다. 전년 동기에 비해 0.2% 줄어든 것으로, 사실상 제자리 걸음이다.

은행의 수익성을 가늠하는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은 올해 2분기 1.42%로 역대 최저 수준이다. 상반기를 통틀어 보면 전년 대비 0.17%포인트 떨어졌다.

올해 상반기 은행의 예대금리차는 1.8%포인트로 전년 대비 0.2%포인트 줄었다.

은행이 돈을 조달하는 데 드는 이자비용률(1.11%)이 전년 대비 0.3%포인트 줄었지만, 대출해주고 받는 이자수익률(2.91%)이 0.5%포인트 감소하는 등 더 크게 하락한 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대출채권 등 운용자산이 9.6% 급증했다. 은행의 이자수익 자산은 작년 상반기 2249조7000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2466조6000억원으로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 은행들의 비(非)이자이익은 3조6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7.9% 늘었다. 유가증권 관련이익, 외환·파생상품 관련이익이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반면 지난해 해외금리 연계형 파생결합펀드(DLF) 사태 여파 등으로 신탁 관련 이익은 2000억원 줄었다.

이자이익은 방어에 성공하고 비이자이익은 늘렸는데도 은행 순이익이 줄어든 건 주로 대손비용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은행들의 대손비용은 3조3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조원 늘었다. 코로나 사태 등 여파로 부실 대출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에, 미리 떼일 돈을 계산해 비용으로 처리한 것이다.

[이기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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