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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3 (월)

신동빈과 황각규의 30년 인연도 마침표 찍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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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롯데 신동빈 회장(왼쪽)과 황각규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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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는 롯데지주 황각규 부회장은 오랜 기간 그룹의 인수합병 등을 주도하며 신동빈 회장의 ‘오른팔’ 역할을 해왔다.
두 사람의 인연은 3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일본 노무라증권과 일본 롯데상사에서 일했던 신 회장은 1990년 호남석유화학(현 롯데케미칼)에 상무로 입사해 본격적인 경영 활동을 시작했다. 당시 호남석유화학 부장이던 황 부회장이 신 회장 직속으로 배치됐다. 마산고와 서울대 화학공학과 출신인 황 부회장은 뛰어난 일본어 실력과 성실함으로 신 회장의 신임을 받았다는 게 롯데 측 인사들의 이야기다.

신 회장은 1995년 그룹 기획조정실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길 때 황 부회장을 기조실 산하 국제부장으로 데리고 갔다. 이후 황 부회장은 인수합병 등을 주도하며 그룹 경영에 깊숙히 관여했다. KT렌탈 인수, 삼성그룹의 화학 부문 인수 등이 황 부회장의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황 부회장은 2017년 롯데지주 출범 당시 공동 대표이사를 맡으며 명실상부 그룹 내 2인자가 됐다. 2018년에는 부회장으로 승진하며 계열사들을 조율하고 사업 밑그림을 그렸다.

확고해 보이던 황 부회장의 입지에 물음표가 달리기 시작한 것은 작년 연말 인사 때였다. 호텔·서비스BU(부문)장이던 송용덕(65) 부회장이 롯데지주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기며, 신 회장 아래 황·송 부회장의 투톱 체제가 된 것이다. 황 부회장과 송 부회장은 1955년생으로 동갑이고, 입사 연도도 1979년으로 같다. 송 부회장이 인사·감사 등 경영 지원 부문을 맡으면서, 재계에선 송 부회장이 황 부회장을 견제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최근 롯데는 주력인 유통과 화학 부문에서 고전하면서 신 회장 주도로 이커머스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고 재택근무 확대 등 근무환경을 바꾸는 등 대대적인 쇄신을 추진 중이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황 부회장의 퇴임으로 신 회장이 기존의 ‘롯데 스타일’을 완전히 바꾸려고 하는 것같다”고 말했다.

[이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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