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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최악의 위기 맞은 자영업

코로나에 장마까지 '엎친데 덮친' 자영업자... 대표 단체는 자중지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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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극성수기인데 자영업자 매출 감소
숙박업, 교통, 음식점 등 큰 피해 입어
소공연은 '춤판 워크숍' 수렁에서 허우적
"조직 정상화 위해 회장이 결단 해야"
한국일보

역대 최장 기간 장마 탓에 여름 성수인기인데도 자영업자들이 매출에 큰 타격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8월 4일 경기 가평 한 마을에서 축대가 무너진 도로를 복구하고 있는 모습. 가평=이한호 기자 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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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반짝 벌어 1년을 먹고 살아야 하는데, 올 겨울을 제대로 버틸 수 있을지...."

가평군야영장연합회 관계자 A씨는 13일 한국일보와 통화에서 이렇게 말 끝을 흐렸다. 장마가 50일 넘게 이어진 탓에 여름 성수기인데도 숙박업 자영업자들의 매출은 오히려 크게 떨어졌다. 연합회에 따르면 오토캠핑장 운영자들이 가장 큰 타격을 받았다. 폭우로 산사태 우려가 일자 개인 텐트로 야영을 계획했던 사람들의 무더기 취소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A씨는 "오토캠핑장 운영자들은 대부분 영세한 자영업자들"이라며 "작년 극성수기와 비교해 매출이 80% 이상 빠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펜션이나 글램핑 업계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A씨는 "펜션, 글램핑 쪽도 50% 이상 매출이 하락했다"며 "장마가 끝나면 조금 회복이야 되겠지만, 작년만큼의 매출은 불가능할 것 같다"고 고개를 저었다.

자영업자들의 여름 성수기 매출이 기대에 훨씬 못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이어 사상 최장 기간 장마까지 닥쳤기 때문이다. 수백 만 명에 달하는 해외여행객 수요가 국내로 돌아설 것으로 보고 반사이익을 기대했던 숙박업 자영업자들은 망연자실한 모습이다.

이처럼 코로나19와 장마가 겹치며 자영업자들이 이중으로 고통 받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을 대표하는 법정 경제단체인 소상공인연합회(소공연)의 무기력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높다. 소공연은 지난 6월 이른바 '춤판 워크숍'을 진행했다가 논란의 중심에 선 배동욱 회장의 거취를 둘러싸고 지금까지도 자중지란에 빠져 있다.

전국 소상공인 사업장 66만곳에 매출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국신용데이터 자료에 따르면 자영업자들의 올해 32주차(8월3~9일)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2% 하락했다. 여름휴가가 본격 시작된 30주차(7월20~26일), 31주차(7월27~8월2일) 역시 지난 해 같은 기간보다 각 11%의 매출 감소를 보였다.

자영업 업종별로 보면 여행업이 직격탄을 맞았다. 여행업의 30~32주차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3%, 35%, 27% 떨어지며 계속 감소 추이다. 음식점(-26%)과, 주유소나 주차장 같은 교통ㆍ수송 분야(-22%)도 피해가 컸다.

이런 상황인데도 700만 소상공인을 대표하는 소공연은 어떤 대처도 하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다. 배동욱 소공연 회장은 코로나19가 한창이던 지난 6월 '춤판' '술판' 워크숍을 강행했다가 큰 비판을 받으며 벼랑 끝에 몰렸다. 소공연 일부 임원들이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회장 사퇴를 요구했지만, 그는 거부한 채 공식 석상에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비대위는 배 회장 탄핵 작업에 돌입했다.

앞서 배 회장은 소공연 사무국 노동조합으로부터 공문서 위조, 횡령, 배임, 보조금관리법 위반 등으로 검찰에 고발당했다. 노조는 2015년 배 회장이 처음 소공연에 가입하면서 허위로 서류를 작성했다는 등의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현재 소공연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다.

업계에선 소공연 관련 업무가 사실상 정지된 상황에서 조직 정상화를 위해 배 회장이 빨리 사퇴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소공연 비대위 관계자는 "배 회장은 최저임금부터 코로나19, 장마 등 소상공인의 생존이 걸린 문제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며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배 회장이 물러나고 소공연을 새롭게 꾸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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