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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직 되찾기 프로젝트? 95세 마하티르 말레이 전 총리 신당 창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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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올해 95세의 마하티르 말레이시아 전 총리/연합뉴스


올해 95세의 마하티르 모하맛 말레이시아 전 총리가 12일 창당을 선포했다. 지난 2월 정치 소용돌이에 휘말려 총리직에서 물러난 그는 창당 이유에 대해 “국가 부패를 척결하기 위해 나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잃어버린 총리직을 되찾는 프로젝트’라는 분석이 나온다. 일부 현지 언론들은 “신당 창당은 마하티르의 자존심과 개인적 야망을 충족시킬 수단에 불과하다”고 비판한다.

베르나마통신 등에 따르면 마하티르 전 총리가 만든 신당의 이름은 쁘주앙(Pejuang)이다. 말레이어로 투사(鬪士)를 의미한다. 마하티르 전 총리는 “쁘주앙은 부패와 싸우기 위해 만들어졌다”며 “부패는 말레이시아를 파괴했다. 지위와 돈을 원한다면 다른 당을 택하라. 인간 존엄과 권리를 되찾고 싶다면 쁘주앙을 선택하라”며 집권당을 직접 겨냥했다.

마하티르는 2018년 15년 만에 다시 총리에 취임했다가 지난 2월 물러났다. 자신이 속한 집권 여당과 일부 당들이 이합집산을 시도하며 자신의 권위에 도전하자 ‘전격 사퇴’라는 정치적 초강수를 둔 것이다. 총리 임명권이 있는 압둘라 국왕이 사직서를 반려하면 마하티르가 화려하게 부활해 소속 정당과 일부 야당을 연대해 새 연정을 꾸리겠다는 계산이었다. 그러나 압둘라 국왕은 마하티르의 예상을 뒤엎고 무히딘 야신을 새 총리로 지명했다. 말레이시아 헌법에서는 국왕이 의원 다수의 지지를 받는 사람을 총리로 임명한다.

배신 당한 마하티르는 “국왕 판단을 믿지 못하겠으니 누가 국회 과반 지지를 받는지 의회 신임 투표를 해보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며 투표는 물 건너갔고, 새 총리인 무히딘 체제가 굳어졌다. 마하티르는 속했던 베르사투당에서 출당조치를 당했다.

1964년 국회의원으로 정치 인생을 시작한 마하티르는 22년(1981∼2003년) 동안 총리로 재임했다.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때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을 거부하고 경제 회생을 이끌어 찬사를 받았다. 2003년 "어머니는 음식이 가장 맛있을 때 숟가락을 놓으라 하셨다"며 스스로 물러났다. 그러나 2015년 나집 라작 전 총리가 5조원 규모의 비자금을 만들었다는 부패 스캔들에 휩싸이자 통일원주민당(PPBM)을 창당했다. 2018년 5월에는 15년 만에 다시 총리에 취임해 세계 최고령 국가수반 기록을 세웠다.

[이벌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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