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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연합시론] 윤미향 검찰 출석…한점 의혹없이 신속히 진실 규명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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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정의연) 회계 부정 의혹과 관련해 정의연 전 이사장인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검찰에 출석했다. 검찰이 수사를 시작한 지 약 3개월 만이다. 윤 의원은 횡령 혐의 등을 받는 피의자 신분이라고 한다. 윤 의원이 오랫동안 대표를 맡았던 정의연과 그 전신인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는 2018년, 2019년 윤 의원 개인 명의의 계좌로 후원금 모금을 한 적이 있고, 경기도 안성 쉼터 건물을 2013년 7억5천만원에 매입했다가 최근 절반 정도인 4억원에 매각한 점 등과 관련해 의혹을 받아 왔다. 후원금 사적 유용 여부와 건물 매입·매각 과정의 위법 여부에 수사가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그간 여러 의혹 제기로 공분이 일었지만, 확인이 제대로 되지 않은 내용도 있었던 게 사실이다. 신속한 수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았던 이유다. 검찰은 지난 3개월간 정의연 사무실과 마포, 안성 쉼터 등을 압수수색하고 정의연과 정대협의 회계 담당자들도 여러 차례 조사했다고 한다. 그런데도 이미 상당한 시간이 지난 만큼, 사안의 민감성과 파급력과 비교해 수사가 더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제라도 신속한 수사로 진실을 규명하고 혼란을 해소하길 바란다.

윤 의원은 국회의원 당선인 신분이던 지난 5월 해명 기자회견에서 후원금 일부가 목적과 달리 사용되긴 했지만, 개인적으로 유용했다는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건물 매입 금액을 부풀려 계약서를 쓰는 방법으로 차액을 챙긴 것 아니냐는 안성 쉼터 의혹이나 정대협 자금을 자녀 유학비로 썼다는 주장 등 핵심 의혹들을 부인했다. 일부 의혹 제기는 '악의적 왜곡'이라고 성토하기도 했다. 정의연도 언론중재위원회에 조정신청서를 다수 내는 등 일부 언론 기사와 정치권의 의혹 제기에 강력히 반발해 왔다. 운영에 일부 미숙함과 실수가 있긴 했으나, 보도되거나 회자하는 내용만큼이나 문제투성이는 전혀 아니라는 취지의 반박이다. 한동안 무수히 의혹이 제기됐으나 해당 단체와 당사자의 해명은 현격히 다른 셈이다. 사실관계가 속 시원히 정리가 안 되니 여전히 혼란스러울 따름이다. 결국 정의연과 윤 의원 등의 불법성 여부는 검찰 수사와 재판을 통해 가려질 수밖에 없다. 이번 수사에는 여당 소속 현역 국회의원이 포함돼 있다. 그래서 '윤미향 감싸기'가 있다는 야당의 공세도 있었다. 대상이 누구건, 어떤 단체건 성역 없는 수사가 긴요한 이유다.

12일에는 위안부 피해자 지원 단체의 후원자들이 후원금 반환 소송을 제기했다. 정의연, 정대협, 윤 의원, 경기도 광주 '나눔의집'이 대상이다. 지난 6월 나눔의집 등을 상대로 한 두 차례의 후원금 반환 소송에 이은 3차 소송인데, 정의연을 상대로는 첫 소송이다. 후원 행위 취소에 따른 부당 이득의 반환을 청구하는 한편 피고의 불법 행위에 대한 민사상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것이 소송 취지라고 한다. 시시비비가 최종적으로 가려지지 않았지만, 제기된 의혹만으로도 많은 분노가 일고 있음을 잘 보여주는 움직임이 아닐 수 없다. 정의연은 윤 전 이사장 검찰 소환 하루 전 집회에서 이번 사태에 사과하고 회계 투명성을 제고키로 하는 등 개혁 방안을 제시했다. 초기 정신과 마음으로 돌아가 미숙했던 부분을 돌아보고 청소년과 청년을 위한 미래지향적인 정의연이 되도록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했다. 최종 법적 판단이 나오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다. 법의 판단은 그것대로 기다려야겠지만, 정의연이 개혁을 통해 위상과 활동을 새롭게 정립하는 과제는 우선 추진해 나가는 게 맞다. 국내뿐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신뢰가 적잖이 손상된 만큼 거듭나기가 시급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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