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조사 결과는 통합당에 가뭄 끝 단비 같은 낭보이다. 반면 1등 하는 데만 익숙했던 민주당으로선 믿고 싶지 않은 비보일 것이다. 그러나 여론조사 정당지지율은 등락을 거듭하는 속성이 있는 만큼 양당 모두 일희일비하지 않는 것이 현명하다. 4·15 총선에서 압승한 민주당 지지율이 불과 4개월 만에 급락한 덴 부동산 실정 영향이 크다. 게다가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 사건에 최근 민주당의 입법 독주, 법무부·검찰 갈등 등이 겹치며 여권에 대한 중도층의 지지가 빠졌고 통합당이 이를 일부 흡수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마디로 민심의 풍향계는 여권의 권력 독점에 대한 강력한 경고와 견제 심리 작동을 가리키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지난 총선까지 전국단위 선거에서 네 차례 연속 패배하며 열패감에 휩싸인 통합당이 장외투쟁을 자제하며 구태와 결별하려 애쓰는 것도 민심을 움직였을 것이다. 약세 지역인 호남 수해 복구에 나서고 4차 추가경정예산안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정강 초안에 5·18 정신과 기본소득을 담은 것은 돋보였다. 통합당의 중도 견인-외연 확대 시도에 리얼미터 관계자는 "거침없는 미들킥"이라고 표현했는데 일리 있는 진단으로 보인다.
민심의 경고장을 받아든 여권은 성찰과 쇄신을 요구받고 있다. 냉철한 현실인식과 정밀한 대응이 필요한 일이다. 민주당 당대표에 출마한 이낙연 의원은 "경기침체, 고용불안, 집값 상승과 상대적 박탈감, 답답한 국회, 긴 장마의 피해 등으로 국민의 실망과 답답함이 쌓인 결과"라고 지지 하락 요인을 짚었다. 그러면서 "국민의 삶과 마음을 더 세심하게 파악하고 더 정확한 처방으로 더 기민하게 대처해야 한다. 29일 전당대회가 새로운 리더십으로 당내 기풍을 쇄신하는 출발점이 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고 한다. 이 의원과 함께 차기 대권 유력 주자로 꼽히는 같은 당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제일 큰 영향은 부동산 문제가 아닐까 한다면서 "국민이 뭔가 새로운 기대를 하는 것 같다. 정치는 언제나 국민 의사를 존중하고 국민 삶을 개선하는 것이어야 하는데, 좀 더 노력을 많이 해달라는 채찍"이라고 분석했다. 두 사람의 진단과 처방이 대체로 틀리지 않아 보인다. 관건은 결국 실천이다. 청와대 최재성 신임 정무수석 역시 취임 인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충언하고 야당을 진심으로 대하면서 '소통' 아닌 '대통'을 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여권이 이반된 민심을 되찾는 길은 최 수석이 그 말을 이행하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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