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자 "대남공세 재개 신호탄될 지 주시"
북한의 입장을 대변해 온 조선신보는 13일 한미 연합훈련(16~28일)이 열릴 경우 "잠자는 범을 건드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조선신보 홈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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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신보는 13일 ‘조선(북한)의 강한 반발을 불러일으키는 미남합동군사연습(한ㆍ미연합훈련)'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미남합동군사연습이 조선반도(한반도)와 지역의 정세를 피할 수 없이 격화시키는 주된 요인이 되어 왔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신문은 또 “내외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남한이 합동군사훈련을 강행하려 하고 있다”며 “이번 훈련으로 8월 전쟁설을 고조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조선신보는 특히 “북한의 총참모부가 제기한 대남 군사행동 계획들이 보류돼 남한의 처신에 따라 정해지는 구도가 변하지 않았다”며 “예민한 시기에 강행되는 한미연합 군사 훈련이 잠자는 범을 건드릴 수 있다”고 했다.
북한은 지난 6월 탈북자단체들의 대북전단 살포를 문제 삼아 남북관계 단절을 선언하고, 군사적 행동까지 예고했다. 그러나 6월 23일 김정은 국무위원장 주관으로 진행된 중앙군사위 예비회의(7기 5차)에서 일단 군사 행동은 보류했다. 북한은 이후 대남 비난을 일제히 중단했다. 이날 조선신보의 보도는 북한 관련 매체가 한ㆍ미연합훈련 일정이 공개된 뒤 내놓은 첫 반응이다.
이에 따라 당국은 한ㆍ미 연합훈련을 계기로 북한이 보류했던 군사적 행동을 재개할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공식 성명이나 담화, 관영매체가 아닌 조선신보를 통해 입장을 밝힌 건 본격적인 대남 공세를 재개하겠다는 신호탄의 성격일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조선신보를 통해 입장을 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이 간혹 조선신보를 통해 입장을 내기는 하지만 군사훈련과 관련한 민감한 문제를 조선신보를 통해 나왔다는 것은 특징적”이라며 “최근 대남비난을 자제하고 있는 북한이 조선신보를 통한 우회 비난에 그칠지 아니면 공식적 대남비난을 재개하는 기회로 삼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분석했다. 한ㆍ미 연합훈련 계획은 이달초부터 국내외 언론을 통해 공개됐는데 북한이 대북 전단을 날린 탈북자 단체 ’큰샘‘의 법인 취소조치를 취소해 달라는 요구를 인용한 다음 날 이런 입장이 나온 것이어서 당국은 관련성을 분석하고 있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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