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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8 (일)

아따, 통합당이 뭣땀시 이란다요… 주호영 300명 이끌고 호남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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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도 말 쓰는 저분들 누구죠" 마을 사람들, 취재진에 묻기도

"민주당에 실망한건 사실이지만 아직 통합당은 못 믿겠다"

조선일보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가 13일 오전 전북 남원시 금지면 용전마을에서 수해 복구 활동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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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통합당이 13일 호남을 찾아 수해 복구를 도왔다. 통합당은 지난 10일부터 전북 남원과 전남 구례 등에서 수해 복구 지원 활동을 하며 호남에 공을 들이고 있다. 주호영 원내대표와 국회의원, 당원·보좌진 등 300명은 남원 용전마을에서 봉사 활동을 했다. 주 원내대표는 "어제 고위 당·정·청 협의회에서 재난지원금을 (침수된 경우) 100만원에서 200만원으로 올렸지만, 그것도 턱없이 부족하다"며 "서너 배 이상 올려야지, 200만원을 가지고는 가전제품이나 이불 하나 제대로 갖출 수 없다"고 했다.

마을 주민들은 통합당에서 300명가량이 방문한 것을 두고 의외라는 반응을 보였다. 통합당 봉사자 절반 이상이 영남 출신이었다. 의원 상당수는 신분을 따로 밝히지 않고 이날 5~6시간씩 수해 복구를 했다. 통합당 의원들은 대부분 등산복, 이른바 '몸뻬 바지'나 장화 차림이었다. 마스크를 착용한 데다 모자까지 푹 눌러쓰자 마을 주민들은 이들이 국회의원인지도 알아보지 못했다. "경상도 말씨 쓰시는 분들 같은데 어디서 오셨느냐"고 묻는 주민도 있었다. 앵커 출신으로 얼굴이 알려진 김은혜·배현진 의원은 "아무도 못 알아보시더라"고 했다. 의원들은 떠날 때쯤 "통합당에서 왔습니다, 힘내세요"라고 말했다. 일부 주민은 "통합당이래" "웬일이야"라며 다소 놀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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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영 원내대표, 남원서 수해 복구 봉사활동 -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가 13일 오전 전북 남원 용전마을에서 수해 복구 봉사 활동을 하고 있다. 통합당은 지난 10일부터 수해를 입은 호남 지역을연일 방문하면서 '호남 민심 잡기'에 나서고 있다. /김영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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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당은 이날 청와대가 전북 남원시 등 지자체 11개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자 "두 팔 벌려 환영한다"고 했다. 하지만 수해 현장의 호남 민심은 "아직 통합당은 못 믿겠다"는 정서가 강했다. 남원에서 만난 김모(60)씨는 "당을 떠나서 도와주니 너무너무 고맙다"면서도 "독재 시대 때부터 그 당 좋아하던 사람들이나 찍어주지 막상 (통합당) 찍어줄 사람은 없다"고 했다. 또 다른 주민은 "우리가 쉽게 확확 바뀌는 사람들이 아니다"라고 했다. "여기 오지 말고 국회에서 특별재난지역으로 빨리 선포하는 데 힘써줬으면 좋겠다. 야당이 반대만 하지 말아달라"는 주민도 있었다. 여당에 압도적 지지를 했던 호남에선 통합당에 대해 '발목 잡는 야당' 이미지가 여전했다. 야당 대표에 대한 거부감은 과거보단 덜했다. 김종인 위원장에 대한 생각을 묻자 "그 사람 원래 민주당 사람 아니냐. 지켜봐야지"라고 했다.

최근 호남에서 통합당 지지율이 소폭 상승했지만 이는 통합당에 대한 지지보다는 민주당에 대한 실망감과 그에 대한 반사 이익이라는 분석이 많다. 전북 전주 출신 정운천 의원은 "요즘 호남 사람들이 문재인을 얼마나 밀어줬는데, 지금까지 한 게 뭐냐는 얘기를 많이 한다"고 했다.

통합당은 이날 비상대책위원회 산하에 국민통합특위를 만들고 정 의원을 위원장으로 임명했다. 통합당 김은혜 대변인은 "당이 호남에 소홀해 총선에 제대로 후보를 내지 못했고, 지지를 제대로 받지 못했던 점을 반성한다"며 "호남의 목소리를 더 듣겠단 취지"라고 했다. 통합당은 지난 총선에서 28석 호남에 후보 12명을 공천했고 득표율 4%(0석)를 기록했다.

통합당은 전두환 대통령 때인 민정당 시절부터 쓰던 광주·전남 당사도 매각하겠다고 밝혔다. 여권에서 과거 "새누리당은 군사정권에서 재산을 통째로 물려받았다"고 공격해 왔는데, 이런 비판을 차단하겠다는 목적이다. 통합당은 호남 지역에 당 연수원을 건립하는 방안과 호남 지역 시도당 예산에 선거 반환금을 일부 할당하는 방안도 논의하고 있다. 오는 19일엔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광주를 찾아 5·18 민주묘지를 참배하고 관련 메시지도 낼 예정이다.

[포토]주호영, 300명 이끌고 호남 갔다…"국민이 알아준다는 믿음 생겨"

[남원=이슬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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