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03 (금)

[사설] 반성은커녕 재판부 공격하는 손혜원의 후안무치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세계일보

손혜원 전 열린민주당 의원의 안하무인 행태가 도를 넘고 있다. 미공개 정보를 입수해 부동산 투기를 한 혐의로 그제 1심 법원에서 1년6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자 재판부를 공격하는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그는 방송에 출연해 “제 얘기는 하나도 안 들어줬고, 검찰 얘기는 다 들어준 것”이라며 “미운털이 많이 박혀 있는 게 아닌가”라고 했다. “제가 개선의 여지가 없다고 하는데 잘못한 게 있어야 반성을 하지 않나. 억울한 정도가 아니라 어이가 없다”고도 했다. 잘못을 뉘우치기는커녕 재판부 신뢰성을 훼손하는 언급을 한 것이다.

손 전 의원은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간사이던 2017년 5월 5년간 50조원이 투입되는 목포시 ‘도시재생사업 계획’ 보안자료를 미리 입수해 본인의 조카와 지인 등 명의로 14억원 상당의 부동산을 매입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손 전 의원은 “차명이면 전 재산을 국고로 환원하겠다” “목숨을 내놓으라고 하면 그것도 내놓겠다”며 혐의를 강하게 부인했지만 재판부는 검찰 손을 들어줬다. 목포 게스트하우스 ‘창성장’을 조카 명의로 불법 차명 보유한 혐의도 유죄로 인정됐다. 재판부는 이번 사건에 대해 “공직자에 대한 국민 신뢰를 크게 훼손한 중대한 비리”라고 했다. 권력을 이용한 부동산 투기라고 본 것이다.

물론 손 전 의원의 유죄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 그가 즉각 항소하겠다고 밝힌 만큼 2심에서 유무죄를 다투게 된다. 그렇더라도 일단 1심 판결이 난 만큼 공인 신분으로 한 부적절한 처신에 대해선 최소한의 사과나 유감 표명을 하는 게 합당한 도리일 것이다. 하지만 “잘못한 게 없다”며 되레 재판부를 공격하고 있으니 어처구니가 없다. 이러니 ‘후안무치의 끝판왕’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 아닌가.

범여권 인사들의 손 전 의원 감싸기도 볼썽사납다. 김진애 열린민주당 원내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1심 판결에 의문이 드는 네 가지 이유가 있다”며 손 전 의원을 옹호했다.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손 전 의원이 올린 페이스북 글을 공유했다. 친여 성향 지지자들은 인터넷상에서 재판부를 향해 “판사 쓰레기” 등 인신공격을 하고 있다. 2심 재판부를 압박하려는 의도가 아닌가. 판결에 불만이 있으면 법정에서 법리와 증거로 진실을 가리면 된다. 자기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법원을 공격하고 조롱하는 건 법치주의를 흔드는 행태다.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