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RF발전소는 폐비닐 폐플라스틱 등 가연성 폐기물을 가공해 작은 막대 형태의 고형연료로 만든 뒤 이를 다시 연소해 전기나 열 등 에너지원으로 재활용하는 자원순환시설이다. 균질한 연료와 높은 연소효율 덕분에 오염물질 배출을 최소화할 수 있어 단순 소각장보다 친환경적으로 알려져 있다. 독일 이탈리아 등 유럽도 환경 피해를 줄이면서 폐기물 처리와 에너지 회수가 가능해 고형연료사업을 확대하는 추세다. 하지만 국내에선 지난 3년간 SRF 발전소 사업허가를 받은 60여 곳 중 강원 원주, 경기 양주·동두천·여주, 전남 나주·담양·무안 등 10여 곳의 사업이 정부의 안이한 대응 탓에 중단 위기에 놓였다. 'SRF 발전소=오염물질 배출'이라는 부정적 인식이 팽배한 상황에서 정부가 사업 타당성과 주변 환경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해 주민과 제대로 소통을 하지 못하면서 불신을 키운 것이다. 지난해 감사원 지적처럼, 주민 신뢰성과 수용성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 마련을 정부가 소홀히 한 셈이다.
환경공단에 따르면 국내 폐기물 하루 발생량은 2013년 39만t에서 2018년 44만t으로 5년간 13% 늘었다. 하지만 소각시설은 380곳으로, 2013년(502곳)보다 122곳이 줄었다. 시설 건립이 늦춰지면 폐기물이 산더미처럼 쌓이고 업체 종사자 6500명의 고용도 타격을 입게 된다. 쓰레기 대란을 막고 폐기물에너지화사업을 미래 유망산업으로 키우려면 무엇보다 민관 협력이 절실하다. 그러려면 정부가 시설배출 오염물질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공개하고 안전성에 대한 과학적 검증을 토대로 주민들을 설득해 님비 현상을 막아야 한다. 또 시설 건립이 일자리 창출과 투자 유치로 이어질 수 있게 지원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주민과 지자체도 반대만 외칠 게 아니라 지역 발전을 위해 상생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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