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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트럼프가 진다고? 현재 승리확률 29%, 지난 대선때와 똑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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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정치전문 매체 분석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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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승리확률 29%,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의 승리확률 71%’

정치전문매체 파이브서티에잇이 지난 12일(현지시각) 기준 각종 여론 조사를 기반으로 약 4만번의 시뮬레이션을 해서 내놓은 오는 11월 미 대선 전망이다.

그러나 파이브서티에잇은 이날 ‘트럼프가 졌다고 생각하기엔 너무 이르다’는 기사에서 “이제 8월일 뿐”이라며 “토론과 전당대회도 열리지 않았고, 역대 선거를 보면 8월부터 선거일(11월3일)까지 (여론은) 상당히 급진적으로 바뀌기도 한다”고 했다.

◇트럼프 이길 확률, 현재 29%…2016년에도 29%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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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전문매체 파이브서티에잇의 2016년 11월 대선직전 선거예측(왼쪽)과 올 8월12일 선거예측(오른쪽). 트럼프의 승리확률이 각각 28.6%와 29%로 거의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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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 전문가들이 트럼프의 낙선을 쉽게 예측하지 못하는 이유는 지난 2016년 대선의 트라우마 때문이다. 2016년 11월 대선 당일, 파이브서티에잇의 선거 시뮬레이션에서 트럼프가 이길 확률은 28.6%, 힐러리 클린턴 당시 민주당 후보의 승리 확률은 71.4%였다. 이는 2020년 8월 현재 트럼프와 바이든의 승리 확률과 비슷하다.

이 수치는 언론사들 중 상당히 보수적인 편이었다. 당시 뉴욕타임스는 힐러리의 당선 확률을 85%로 예상했고, 인터넷매체 허핑턴 포스트는 힐러리 승리확률을 98%로 예상했다. 당시 프린스턴대 교수가 운영하는 선거예측 모델은 힐러리의 승리 확률을 99%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물론 2016년 당시 전체 여론조사에서 힐러리는 평균 3.3% 포인트 정도 트럼프를 앞섰다. 현재 바이든 전 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을 약 8% 앞서고 있어 차이가 당시보다는 크다. 여기에 바이든은 위스콘신, 미시건, 펜실베이니아, 애리조나, 오하이오 등 경합주에서 꾸준히 앞서고 있는 등 전반적으로 당시 힐러리보다는 상황이 좋다.

◇대선 80여일전 여론조사 결과는 믿을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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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대선에서 선거 83일 전 여론조사 결과. 실제 선거결과와는 큰 차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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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의 승리 가능성이 여전한 것은 80여일전 선거결과는 믿을 수 없다는 것이다. 파이브서티에잇에 따르면 대선 83일 전인 12일 현재 바이든은 전국 지지율에서 평균 8.2%포인트 앞서고 있다.

그러나 역대 대선 83일 전 여론조사 결과와 실제 대선 결과를 살펴보면, 여론조사는 참고사항일 뿐이다. 지난 2016년 대선전 83일에 힐러리는 트럼프를 6.4% 포인트 앞서고 있었지만 선거에서 졌다.

지난 2000년 대선에서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아들 부시)은 민주당 후보인 앨 고어 전 부통령에게 선거 83일전 9.8%포인트 앞서고 있었지만, 실제 선거에선 전국 득표율에서 0.5%포인트 뒤졌다. 부시는 전체 득표에선 졌지만, 선거인단 확보 수에서 이겨 아슬아슬하게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었다.

1992년 대선에서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선거 83일 전 여론조사에서 19.3%포인트의 큰 차이로 조지 H.W 부시 전 대통령을 이기고 있었지만, 실제 선거에선 5.6%포인트 이기는데 그쳤다. 그만큼 선거를 두 달 반 앞둔 시점의 여론조사 결과는 믿기 어렵다는 것이다.

◇경제와 코로나 모든 변수가 유동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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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의 코로나 확산 상황. 테스트와 신규확진자, 병원 입원자, 사망자 등의 지표가 안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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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현재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국정 지지율은 41.6%로 여전히 낮은 수준이지만, 한달 전의 40.4%에 비해 1%포인트 이상 상승했다. 코로나 여파로 인한 트럼프의 지지율 하락은 바닥을 쳤을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코로나도 7월초 하루 7만여건 이상의 신규확진자가 나오던 상황에서 최근엔 하루 5만 건 수준으로 내려와 하향 추세다. 코로나 테스트 숫자, 입원 숫자 모두 8월들어 하락 반전했다.

파이브서티에잇은 “코로나가 초여름 급증 후 감소하기 시작했고, 경제지표 역시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며 “11월 대선 전까지 백신이 널리 보급될 가능성은 없지만, 11월까지 백신이 승인될 가능성은 있다”고 했다. 대선 직전 선거 판세를 뒤집기 위해 일어나는 ‘옥토버 서프라이즈(10월의 깜짝쇼)’가 코로나 백신으로 가능할 수 있는 것이다.

여기에 경제지표 해석도 엇갈린다. 분명 코로나로 인해 일자리·소비지출·제조업 경기 등은 최악을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성인 1인당 매달 1200달러, 실업자에게 매주 600달러의 엄청난 보조금을 지급하면서, 미국인들의 저축액은 지난 4월 사상 최고치인 소득의 33%를 기록할 정도로 급증했다. 경기침체로 인한 국민 개인의 경제적 타격이 과거 불황때보다 낮은 것이다.

◇선거인단 확보엔 트럼프가 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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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대선 결과. 트럼프 대통령(46.1%)이 전체 득표율에선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48.2%)에게 졌지만, 선거인단 확보에선 304명을 얻어 힐러리(227명)를 크게 이겼다.


미국 대통령 선거는 우리나라처럼 직선제(直選制)가 아니라 간선제(間選制)다. 대선에서는 유권자들이 대통령 후보가 아니라, 각 후보 지지를 공표한 선거인단(Electoral college)에 투표를 하게 된다. 그 뒤 주(州)별로 선출된 선거인단이 각 후보에게 투표하고, 가장 많은 선거인단을 확보한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는 방식이다.

현재 미국 50개 주 가운데 2개 주(메인·네브래스카)를 제외한 모든 주는 ‘승자독식제’로 선거인단을 뽑는다. 해당 주에서 1표라도 더 많이 받은 쪽이 모든 선거인단을 차지한다는 의미다. 때문에 개별 주에서 1표를 이기든 100만표를 이기든 차지하는 선거인단의 수는 같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16년 대선에서 46.1%의 득표율로 힐러리(48.2%)에 졌지만, 선거인단은 304명을 얻어 힐러리(227명)을 이겼다. 트럼프가 아슬 아슬하게 이긴 주가 많았던 것이다. 또 힐러리는 인구가 많은 캘리포니아주 등에서 크게 이겼지만, 이는 실제 선거인단을 확보하는 데는 큰 도움이 안됐다. 파이브서티에잇은 “선거인단 확보에서 트럼프가 (통계상) 10% 정도 유리하다”고 했다.

[워싱턴= 조의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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