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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6 (월)

‘라이온 킹’ 푸조 2008 SUV…낯설음의 미학에 이끌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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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함은 편안하다. 하지만 설레지 않는다. 반면 낯설음은 불편하다. 하지만 설렘을 선사한다. 프랑스 출신 푸조시트로엥그룹(PSA)은 ‘낯설음의 미학’을 추구한다. PSA는 전위적이어서 낯설게 여겨지는 아방가르드 디자인을 지녔지만 실용성도 갖춘 차를 선보이는 것으로 유명하다. 브랜드 상징으로 라이온(사자)을 사용하는 PSA의 라인업에서 ‘라이온 킹’ 심바 역할을 담당하는 콤팩트 SUV ‘올뉴 푸조 2008 SUV’도 낯설음의 미학에 충실하다.

시티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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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은 얼핏 보기엔 낯익지만 찬찬히 살펴보면 아방가르드 예술작품처럼 낯설음이 곳곳에 묻어있다. 사자의 얼굴을 형상화한 전면부는 독특하다. 헤드램프는 먹이를 쏘아보는 눈, 역 사다리꼴 라디에이터그릴은 코, 그릴 중앙에 있는 라이언 엠블럼은 콧등, 범퍼 하단 에어인테이크는 입을 연상시킨다. 헤드램프에는 영역표시를 위해 발톱으로 나무를 할퀸 것 같은 3개의 주간주행등(DRL)이 들어있다. 그 밑에는 사자 송곳니를 닮은 LED DRL도 배치했다. 후면부에도 사자 발톱을 형상화한 풀 LED 3D 리어램프로 독특한 매력을 추구했다. 전장×전폭×전고는 4300×1770×1550mm로 기존 모델보다 140mm 길어지고, 30mm 넓어지고, 5mm 낮아졌다. 속은 더 낯설다. 스티어링휠은 일반적인 원형이나 ‘D’컷 형태가 아니다. 육각형 스타일의 타원형으로 크기가 작다. 운전자가 계기판을 쉽게 볼 수 있도록 원형 스티어링휠의 상단과 하단을 가로로 잘라내고 크기도 줄였기 때문이다. 실용과 예술의 조화다. 돌출된 계기판은 좌우 양쪽 끝에 손으로 잡을 수 있는 손잡이가 있다. 비행기 조종 핸들이나 레이싱머신 스티어링휠을 연상시킨다. 센터페시아 상단에 위치한 7인치 터치스크린은 애플카플레이·안드로이드오토와 연동된다. 그 밑에는 공조장치 조작 스위치, 비상등·잠금 스위치가 일렬로 배치됐다. 전투기에서 영감을 받았다. GT 라인의 경우 녹색, 파란색, 빨간색, 흰색 등 8가지 색상으로 무드를 잡아주는 앰비언트 라이트를 채택했다. 독창적인 예술성 못지않게 실용성도 중시하는 푸조 모델답게 센터페시아에는 지갑이나 선글라스 등을 넣을 수 있는 2단 수납공간을 마련했다. 상단에는 스마트폰 무선충전 기능도 넣었다. 적재공간도 크기에 비해 넉넉한 편이다. 기본 용량은 434ℓ이고 2열을 접으면 최대 1467ℓ까지 확장할 수 있다. 운전 안전·편의성도 향상됐다. GT 라인은 차선이탈 방지 어시스트, 액티브 세이프티 브레이크, 어탭티브 크루즈 컨트롤, 운전자 주의 경고, 오토 하이빔 어시스트, 차선 중앙 유지 등 첨단 운전자 보조시스템(ADAS)을 채택했다. 시승차는 푸조 2008 GT다. 가격(개별소비세 30% 인하분 반영)은 3545만 원이다. 1499cc 디젤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를 채택했다. 최고출력은 130마력, 최대토크는 30.6kg.m, 연비는 17.1km/ℓ다. 시트는 알칸타라 가죽으로 마감해 고급스럽다. 아이 콕핏과 반원 형태로 둘러싼 대시보드는 운전자를 감싸준다. 스티어링휠은 ‘너무’ 가볍다. 무게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좀 더 과장하면 손가락으로 돌려도 될 수준이다. 드라이브 모드는 절전, 표준, 스포츠로 구성됐다. 표준 모드로 달릴 땐 저속은 물론 중·고속에서도 조용한 편이다. 노면 소음과 바람 소리가 유입되지만 불편한 수준은 아니다. 스포츠 모드로 바꾸면 스티어링휠이 무거워지면서 달리고 싶다는 듯 가속페달을 살짝살짝 밟을 때마다 안달을 한다. 배기량의 한계 때문에 강하게 치고 나가지는 못하지만 꾸준히 속도를 높여 답답하지는 않다. 폭우 속에서 운전했지만 주행안정성도 괜찮은 수준이다. 첨단 운전자 보조시스템 작동 레버는 처음엔 조작하기 어렵다. 스티어링휠에 가려 보이지 않아 익숙해질 때까지 ‘감’으로 조작해야 한다. 성능은 무난하다. 앞 차와의 거리와 차선 중앙을 잘 유지하면서 가감속한다. 올뉴 푸조 2008 SUV는 낯익은 디자인 공식을 깬 낯설음으로 눈길을 끈다. 하지만 파격적이지 않아 거부감을 상쇄시킨다. 낯익음이 주는 식상함을 없애고 신선함도 선사한 낯설음은 볼수록 매력적이다.

[글 최기성 기자 사진 푸조]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741호 (20.08.11)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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