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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6 (월)

쌍방향 콜라보 강연쇼 ‘모두의 강연-가치 들어요’ 사는 게 재미 없는 당신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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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N ‘모두의 강연-가치 들어요’(이하 ‘가치 들어요’)는 마음의 힐링과 지식을 함께 채울 수 있는 쌍방향 콜라보 강연쇼다. ‘같이 들으면 더 가치로운 이야기’라는 타이틀로 공감과 위로, 힐링을 전하며 매회 맞춤형 힐링 강연을 선보인다. 4일 방송된 4회에는 ‘삶의 이유: 사는 게 재미 없는 당신에게’를 주제로 ‘국가대표 국악인’ 박애리와 ‘소통 전문가’ 김창옥 강사가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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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인 박애리, 가난한 유년기에 국악을 만나다

9살에 우연한 계기로 국악을 시작했다. 넉넉치 못한 집안 형편 때문에 그 흔한 ‘산수 학원’조차 다니지 못했다. 그러던 어느 날 어머니께서 “국악원에서 창을 배워 볼 생각 없니?”라고 물어보셨다. 당시 뭐라도 배워보고 싶었던 나는 한걸음에 달려갔고, 당시 국악원 수업료가 다른 것에 비해 매우 저렴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렇게 도착한 국악원에서 처음 창을 듣는데, 나는 왠지 모를 자신감과 함께 ‘나도 저렇게 잘 할 수 있는데’라고 생각하며 눈물을 흘렸다. 나의 창을 들은 선생님이 “이 친구는 소질이 있다. 꼭 창을 해야 한다”고 어머니께 제안을 했지만, 당시 국악원 수업료의 수십 배에 달하는 개인 레슨비를 감당할 자신이 없던 어머니께서는 말끝을 흐리셨다.

결국 어머니는 내 수업료를 벌기 위해 보험업에 뛰어들었고, 사람을 만나야 하는 직업 특성상 이동이 잦았지만 대중교통 대신 걸어 다니면서 돈을 버셨다. 때문에 나는 ‘내가 잘 되어 이름을 알려야 한다’는 목적이 아닌, ‘이런 상황 속에 국악을 배울 수 있게 해준 어머니를 위해 열심히 해야 한다’는 신념으로 공부에 매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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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 때문에 목소리를 잃을 뻔한 사연?

다행히 없는 형편에 당시 국악으로 유명한 서울의 한 대학에 진학하게 됐다. 이미 은퇴하신 아버지에게 서울의 대학을 다니며 생활비까지 부탁드릴 수 없어 성적 장학금, 대회 상금, 아르바이트로 번 돈 등으로 생활을 이어갔다. 하지만 익숙하지 않은 타지 생활에 잔고는 언제나 부족했고, 한 푼이라도 아끼기 위해 자동판매기에서 먹을 수 있는 팥죽 등으로 끼니를 때우는 일이 잦았다. 이러한 생활이 익숙해졌다고 생각될 무렵 건강에 이상 신호가 오기 시작했다. 체력적인 소모가 많은데 잘 챙겨 먹지 못하다 보니 어느 날부터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창에서 가장 중요한 고음을 낼 수 없었고, 거친 음색만 나와 주변에서도 ‘이제 애리 소리는 못할 것 같다’는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내 인생의 전부였던 소리를 못하게 될 것이라는 걱정에 ‘내일 아침에 눈을 안 떠도 좋겠다’라는 생각까지 했다. 주변에 거문고 등 악기를 공부하는 친구들을 보며 “목소리가 악기라는 것이 이렇게 무서운 것이구나. 저 친구들은 현이 끊어지면 잇기라도 하면 될 테니”라며 부러워하기도 했다.

▶‘어머니’라는 버팀목으로 인생이라는 창을 펼치다

모든 것이 끝났다고 생각이 들 때 ‘심청전 창극’에 참여하게 되며 인생이 바뀌었다. 보통의 여자가 내기 어려운 거친 목소리를 장점으로 삼아 ‘심청전’ 속 심봉사 역에 지원했고, 여기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23세에 최연소 국립창극단에 입성할 수 있었다. 어머니는 국립창극단의 공연이 있을 때면 도시락을 한 가득 준비해 목포에서 서울까지 올라오셨다. 어머니는 “형편이 어려워 힘들게 키운 딸 덕분에 요즘 재미있게 살고 있다”면서 나를 자랑스러워 하셨다. 그러던 내가 27살이 되던 해에 어머니가 돌아가셨다. 나에겐 전부나 다름 없는 어머니가 돌아가시자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장례식 전 누워있는 어머니를 보며 “엄마 혼자 가기 외롭겠다. 내가 같이 따라 갈게”라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충격에 3일 꼬박 먹지도 않고 자지도 않으며 나는 ‘사람이 이렇게까지 해도 살 수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보다 못한 친구가 “네가 누구 때문에 살아왔는데 어머니께서 네 꼴을 보고 좋은 곳으로 가실 수가 없다. 정신 차렸으면 좋겠다”라고 질책한 덕분에 정신을 차렸다. 이후 내가 딸을 낳고 보니 ‘이 아이도 내가 우리 어머니를 사랑했던 만큼 나를 사랑해줄까? 내가 이 아이의 버팀목이 되어 줘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모두 누군가의 버팀목이다. 조금 힘들고 지친 일이 놓이더라도 소중한 사람을 생각하며 내가 그랬던 것처럼 버텨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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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쾌락이 아닌 소락이 중요?

내 아버지는 청각 장애를 가지고 있었다. 일용직을 전전하시던 아버지가 좋아하던 것 중 하나는 화투였다. 날씨가 안 좋아 일이 없는 날, 일당으로 큰 돈을 받은 날이면 아버지는 어김없이 화투를 즐기셨다. 당시 나는 그런 아버지를 이해하지 못했다. ‘귀도 잘 안 들리면 이기기도 어렵고 재미도 없지 않나?’라는 생각이 가득 했었는데 시간이 지나고 보니 아버지에게 화투는 유일한 즐거움이었던 것 같다. 귀가 안 들리던 아버지는 귀가 들림으로써 느낄 수 있는 소소한 즐거움을 느낄 수 없기 때문에 강한 쾌락을 줄 수 있는 화투에 빠지실 수 밖에 없던 것이다.

이처럼 사람은 소락을 느끼지 못하면 쾌락을 찾게 된다. 쾌락을 따라가다 보면 뇌의 변형이 일어나 조절 능력을 상실한다. 결국 이는 중독 현상을 보이게 되고 자신의 인생까지 어렵게 만들 수 있다. 흔히 중독을 사랑이라는 감정과 비슷하다 생각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둘은 엄연히 다르다. 사랑은 대상에 대한 ‘집중’으로 시작해 없는 곳에서도 계속 ‘생각’이 나고, 이를 위해 기꺼이 ‘대가’를 지불하며 마지막으로 ‘아깝지 않다’라는 생각으로 이어진다. 반면, 중독은 마지막 단계에서 대가를 지불하고 나면 ‘아! 그러지 말걸’ 또는 ‘아! 내가 왜 그랬지?’라는 ‘후회’를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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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 같은 인생’에 빠지지 않는 방법?

카지노에 가면 3가지를 볼 수 없다. 바로 ‘시계’, ‘창문’, ‘거울’이다. 이는 도박을 즐기는 사람들이 시간과 날씨의 변화를 보지 못하게 하고, 도박으로 인해 변한 자신의 내외적 모습을 보지 못하게 하려는 고도의 전략이다.

이러한 카지노의 전략에 넘어가면 돈뿐만 아니라 몸과 마음을 모두 잃게 된다. 사람의 인생에도 이 3가지를 항상 가지고 있어야 나쁜 쾌락에 빠지지 않고 ‘도박 같은 인생’을 살지 않을 수 있다.

-창문: 창문을 열면 바람도 들어오고, 날씨도 느낄 수 있으며 안에서 보지 못한 바깥 세상을 볼 수 있다. 어느 한 분야에 능통한 사람의 경우 ‘전문가 바보’가 될 가능성이 높다. 가끔은 마음속의 창문을 열어 자신이 정한 삶의 패턴에서 벗어나는 것이 좋다.

-거울: 사람은 자신의 뜻대로 일이 되지 않을 경우 거울을 보는 성향이 강해진다. 내 인생의 일이 잘 풀리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 때는 마음속의 거울을 통해 자신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자.

-시계: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삶이 무한하기를 원한다. 시계가 없다면 자신의 삶의 시간이 유한하다는 것을 자각하기 어렵다. 마음속 시계를 통해 매 순간을 체크하고 소중히 여기는 마음을 기르면 도움이 된다.

[자료제공 MBN]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741호 (20.08.11)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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