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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민주당, 지지율 역전에 "부동산 문제", "일시적 현상" 분석 엇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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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연 기자(daramji@pressian.com)]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미래통합당의 지지도가 처음으로 더불어민주당을 추월했다. 민주당은 아침 회의 발언이나, 논평 등에서 공식적인 언급을 자제하고 있는 가운데 주요 대선 주자들과 친문계 의원들의 분석이 엇갈렸다.

이낙연 의원과 이재명 경기지사 등 유력 대권주자들은 당 지지율 하락의 가장 큰 원인으로 "부동산 문제"를 꼽으며 반성하는 자세를 보였으나, 설훈·진성준 의원 등은 상황 요인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이낙연 의원은 전날 언론 인터뷰에서 "경기침체, 고용불안, 집값 상승과 상대적 박탈감, 원활치 못한 국회, 민주당 일부 구성원의 부적절한 처신과 언행, 긴 장마와 집중호우의 피해 등으로 국민의 답답함과 실망이 누적된 결과"라며 "민주당의 기풍쇄신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 의원은 민주당 출신 지자체 장들의 성폭력 의혹이 불거진 것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서울·부산시장의 잘못이 컸다. (여권 인사들이) 전·월세에 대해 꼭 평론가 같은 얘기를 하는 것은 집으로 고통받는 국민들의 마음을 헤아리는 데는 부족했다고 보는 게 맞다"고 지적했다.

이재명 지사도 전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정책토론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제일 큰 영향은 부동산 문제가 아닐까 생각한다"며 "정치는 언제나 국민 의사를 존중하고 국민 삶을 개선하는 것이어야 하는데, 좀 더 노력을 많이 해달라는 채찍"이라고 말했다.

김부겸 전 장관 역시 '수도권 부동산 불안정'과 '젠더 이슈에 대한 대처'를 지지율 하락 원인으로 꼽으며 "당 차원에서 냉정한 성찰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그동안 우리 민주당이 잘했다기보다 미래통합당이 너무 못했기에 받아온 반사이익이 있다"며 "우리 민주당이 정말 정신 바짝 차려야 될 때가 온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내 중진 의원인 우원식 의원은 이날 KBS <최강시사>에 출연해 "내부적으로는 많은 정책을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신뢰를 얻지 못한 부동산 정책 그리고 그 과정에서 우리 내부인사들의 부적절한 언급도 있고 청와대 인사 논란도 있고 또 저희 당 주요 인사들의 성추문 이런 것들을 거치면서 당이 국민들이 만족할 만큼 대처했는가에 대한 평가에 있어서 미흡했다"며 "국민의 삶, 민생 문제에 더 겸손한 태도로 노력하라는 채찍질이다, 이렇게 생각하면서 심기일전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친문 의원들은 지지율 역전이 '일시적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인 진성준 의원은 전날 강원도 철원 수해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부·여당이 큰 실책을 범했다거나 정책적 오류를 범했다기보다는 전체적으로 상황적 요인이 크다고 본다"고 했다. 이어 "전체적으로 비상한 상황이다. 위기 의식이야 왜 없겠냐"면서도 "냉정하게 돌이켜보면 조그마한 실수들이야 있지만 상황적 요인이 더 크다"고 분석했다. 이어 진 의원은 "시간이 좀 지나면 호우 피해도 없어지지 않겠냐. 부동산 시장도 안정되면 상황의 요인은 곧 제거될 거라 생각한다"며 지지율 반등을 전망했다.

진 의원은 이날 전당대회준비위원회 기자회견이 끝나 뒤 기자들과 만나 "이달 말에서 다음 달 초가 되면 (부동산 대책 효과를) 체감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달 17일 본인이 했던 '그래봤자 집 값 안떨어진다'는 발언을 언급하며 "(부동산 값 문제가) 진성준이가 말 실수해서 두들겨 맞을 정도였다"며 "부동산 값이 문제인데 이제 (정부와 여당이 내놓은) 정책이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하면 해결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설훈 최고위원도 이날 YTN라디오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몇 년 만에 통합당이 민주당을 앞섰다는 것은 충격적인 이야기"라며 "박원순 시장 젠더 이슈 이후 부동산 문제, 최근에 수재까지 겹쳐서 지지율에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고 했다.

다만, "(통합당의 지지도 상승이) 일시적인 현상일 거라고 보고 있다"며 "전당대회 치르면 새로운 지도부가 들어설 것이기 때문에 새로운 지도부와 함께 수재도 잘 정리하고, 경제살리기를 제대로 하면 다시 국민들의 지지를 받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박주민 최고위원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한국감정원의 '서울시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을 제시하며 "대통령 말씀이 맞다. 부동산 정책,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문재인 정부의 대책들이 합쳐지며 이제 정책 효과를 내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드린 말씀"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박 최고위원은 이날 아침 CBS라디오<뉴스쇼>에 출연해 "최근에 많은 국민들께서 불만을 가지고 계신 것이 부동산 정책인 것 같다"며 "우선 당이 국민들과 더 소통하고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말씀을 잘 드려야 되는데 그런 역할을 못하다 보니 지금 같은 결과가 나오지 않았나하는 답답함을 좀 느꼈다"고 했다. 이어 "최근 정책 집행과정에서 국민분들 눈높이를 좀 못 읽는다든지 또는 필요한 설명을 제대로 못 해 답답함, 실망감을 드린 게 지지율 하락의 이유"라고 짚었다.

그러면서도 박 최고위원은 "현재 부동산 정책의 방향은 맞다고 본다. 다만 실효를 거두려면 시간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고 했다. '지지율 하락도 일시적이라고 보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지지율 하락도 부동산 정책이 조금 지나 효과가 나타난다면 회복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박정연 기자(daramji@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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